인도 국영 코끼리 사육장은 문명국의 농구장만큼이나 넓었으며 수십 마리의 코끼리들이 수용되어 있었는데 거기에 인도 코끼리 사역사들의 두목인 핀사드 영감이 두목 코끼리의 등에 타고 들어서니까 그곳에 있던 코끼리들이 모두 긴장했다. 덩치가 보통 코끼리의 두 배나 되는 거대한 두목 코끼리가 사역장 안으로 들어서니까 그곳에 있던 코끼리들이 모두 들어 올리고 있던 코들을 모두 내렸고 그중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코끼리들도 있었다. 두목님에 대한 경의 표시였고 인사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역장 안쪽에 있는 특별실에서 사나운 코끼리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이빨을 앓고 있는 흰 코끼리였다. 놈은 앓는 이빨에서 나오는 고통에 못 이겨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고 있었고 주위에 있는 밥통이나 물통들을 마구 짓밟고 있었다.

살기가 등등했다. 미쳐 날뛰는 그놈의 고함소리에 사람들과 코끼리들은 그 특별실 가까이에 얼씬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목 코끼리는 달랐다. 두목 코끼리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특별실 안으로 들어갔다.

두목 코끼리가 미쳐 날뛰는 흰 코끼리 가까이로 다가섰다.

자 어떻게 될까. 코끼리가 어떻게 대응할까.

흰 코끼리가 앞발을 들어 올리고 코를 휘둘렀다. 보통 코끼리 같으면 신으로 모시는 흰 코끼리가 그렇게 위협을 하면 그 자리에 엎드려 처분을 기다리게 된다. 그렇게 항복을 해도 흰 코끼리는 분이 풀리지 않아 엎드려 있는 코끼리를 코로 때리고 발로 밟아 죽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목 코끼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등에 타고 있은 핀사드 영감도 역시 그랬다.

두목 코끼리가 덤벼드는 흰 코끼리를 보고 나직이 으르렁거렸다. 등에 타고 있던 핀사드 영감이 혼자말처럼 중얼거렸다.

"이런 건방진 놈 봤나. 혼을 내줘."

두목 코끼리가 덤벼드는 흰 코끼리를 코로 후려갈겼다.

흰 코끼리는 다른 인도사람들에게는 성스러운 신으로 대접받고 있었지만 두목 코끼리에게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두목 코끼리의 일격을 받은 흰 코끼리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흰 코끼리가 비틀거렸고 더 이상 공격을 하지 못했다.

두목 코끼리가 다시 앞으로 나갔다. 덩치가 흰 코끼리보다 훨씬 큰 두목 코끼리는 계속 공격을 하면서 몸으로 흰 코끼리를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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