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오일 교환주기를 두고 사설 카센터, 자동차업체 등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아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엔진오일 교환주기는 통상 주행거리로 기준을 삼는데 카센터는 4000-5000㎞마다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자동차업체는 8000-1만㎞를 주행하더라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2일 대전 서구 월평동 한 카센터를 방문해 엔진오일 교환주기를 문의하자, 이 업체 관계자는 주행거리 5000-6000㎞마다 교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엔진오일을 오래 사용할 경우 엔진오일이 굳어 점도가 높아지면서 윤활작용을 못하게 돼 차량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카센터 또한 엔진오일교환시기 기준을 6000-7000㎞로 설명하면서 자칫 엔진 체인의 고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년간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해온 이모 씨는 "엔진오일 교환주기가 길 경우 단기적으로는 차량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엔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엔진오일을 자주 교환한다면 그만큼 차량엔진에 부담을 덜 주게 돼, 안정적으로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동차업체는 운전습관에 따라 최대 1만㎞까지도 교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50-80㎞ 속도로 정속주행 시에는 엔진에 주어지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소비자원도 지난 2012년 운전자 1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동차 소모품 적정 교환주기 모니터링 엔진오일`보고서를 통해 5000㎞를 주행한 차량과 1만㎞를 주행한 차량의 엔진오일 품질이 차이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응답자 중 93.6%가 관습적 정보로 5000㎞ 이하에 교환을 하고 있다는 결과를 덧붙이기도 했다.

대전의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차량 정비 매뉴얼상에도 통상 주행거리 1만 5000㎞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하도록 돼 있고 정속주행만 한다면 엔진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며 "다만 운전자들이 갑자기 속도를 내거나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차량관리 차원에서 5000-6000㎞마다 교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전문가들은 주행거리보다 엔진오일의 양에 교환주기가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주행거리 확인 외에도 직접 엔진오일의 양을 확인해 자연감소된 양만큼 채워서 운행을 하는 게 올바른 교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운전자들은 과도하게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있는 편이다. 엔진 성능에 도움은 되겠지만 10년 안팎 차량을 운행할 계획이라면 수명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1000-2000㎞를 운행하면 1ℓ가량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현상인데다 외국 또한 전반적인 오일교체보다 줄어든 오일의 양만 다시 채워 운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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