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이다.

지난 5월 권선택 대전시장이 브리핑을 통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엑스포과학공원네거리에서 대덕과학문화센터를 잇는 스마트 스트리트와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를 스마트빌리지로 조성하고 대덕과학문화센터를 제4차 산업혁명의 체험 전시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있는 대덕과학문화센터(옛 호텔롯데대덕)는 1993년 건립된 이후 2002년까지 국내외 과학자들의 교류공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보고 체험하는 공연장으로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대덕과학문화센터가 다시 과학과 문화예술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시민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연구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과학 기술로 구현하는데 있으며, 그것의 원천은 자유로운 상상과 무모한 시도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대덕연구개발특구에 과학자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과연 그럴지 자문하게 된다.

과학이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분야라면 예술은 온갖 상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추출하고 엮어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의 호기심과 예술가의 상상력이 소통한다면 새로운 과학기술 개발은 물론 그 기술을 활용한 세계적인 예술작품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대덕과학문화센터의 공연장을 문화공간으로 온전히, 그대로 살려두자고 제안하고 싶다.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정은혜 교수는 "한국무용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무대가 관객의 눈높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가 적합한데 대전에서는 대덕과학문화센터 공연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무대"라며 "무용공연은 조명, 장치, 음향, 영상 등 다른 어떤 예술장르보다 첨단 기술이 집대성되어야 하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과학자들과의 교류가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용 공연에 관한 대덕과학문화센터 공연장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대전지역에서 활동하는 적잖은 무용가들도 정은혜 교수의 견해에 적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과거 대전에서 무용관련 타이틀을 단 축제·페스티벌이 대덕과학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집중돼 열린 바 있다. 대전 시내 곳곳에 다목적 공연장이 많이 있음에도 말이다. 이에 따라 정 교수의 말대로 `대덕과학문화센터`를 앞으로 과학과 예술의 교차점으로 삼는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예술가와 과학자들과 수시로 만나 예술에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작업환경이 조성될 경우에 세계적인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고 과학기술의 실험결과를 무대에서 바로 확인할 수도 있으니 예술가와 과학자 공히 창작의 장을 펼치는 셈이며, 이런 일거양득의 결과는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의 무궁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문화센터에서 진행될 다양한 문화 활동은 첨단과학기술 체험과 더불어 모든 과학인과 대전 시민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한국 문화의 향유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덕과학문화센터가 과학 쪽에 편중되기보다는 과학과 예술, 인문 분야가 골고루 어우러지는 융합센터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대덕과학문화센터에서 첨단과학을 이용해 공연되고 전시되는 문화예술작품 또한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 발전에 중요한 콘텐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숙영 문화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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