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대의 비비 소탕전은 고전이었다. 반나절 동안 바위산을 공격했으나 단 한 마리의 비비도 잡지못했고 도리어 열 서너 명이나 되는 대원들이 돌에 맞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아프리카를 통치하고 있는 서양 각국의 통치 기관장들이 모두 모여 대책을 상의했다. 그 회의에는 군의 사령관들도 출석했는데 그들은 비비들이 그렇게 강력한 군단을 조직하여 사람들을 격퇴했다면 이쪽에서도 군단이 출동해야 된다고까지 주장했다. 비비들과 전투를 하기 위해 군이 출동하는 전면전을 벌이자는 주장은 채택되지 않았으나 군의 특전부대의 대원 일부가 비공식적으로 비비들과 싸우는 경비대에 참가하여 그들을 도와주기로 했다.

특전부대의 장교들은 비비들이 삼국지의 전법을 그대로 쓰고 있는 사실을 알고 감탄했다. 그래서 그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우선 삼국지부터 보기로 했다.

삼국지에는 적과 바위산 같은 곳에서 싸울 때는 군을 위에서 배치하여 적을 위에서부터 밑으로 공격하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경비대들은 몰래 소리 없이 멀리 돌아서 그 바위산의 꼭대기에 올라가 거기서 밑으로 내려가면서 비비들을 아래쪽으로 공격했다.

그 작전은 효과가 있었다.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공격을 했으므로 비비들은 어찌할 수 없이 바위산 아래쪽으로 쫓겼다. 아래쪽에서 비비들이 던지는 돌들은 위력이 없었다.

비비들이 당황했다. 서너 마리의 비비들이 총탄에 맞아 쓰러졌는데 그 중에는 비비들의 두목도 있었다. 지휘자가 총탄에 맞아 죽어 버리자 비비들의 군단도 질서를 잃어버렸다.

아래쪽으로 쫓겨갔던 비비들은 그래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위쪽으로 올라가려고 역습을 했으나 경비대는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군에서 경비대에 참가한 군인들은 비밀무기를 갖고 있었다. 공병대에서 쓰는 화약봉과 수류탄들이었다. 군인들은 그걸로 비비들을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싸움터의 지세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삼국지에도 육탄전에 강한 적과 싸울 때는 화공(火攻) 또는 수공(水攻)으로 싸움터 지세를 유리하게 만들라고 교시되고 있었다.

군인들은 그 화약들을 바위들의 밑으로 던졌다. 그래서 요란한 폭음과 함께 바위산의 바위들이 흔들리면서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건 역공을 하려던 비비군단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마치 산사태가 일어난 듯이 돌들과 흙먼지와 함께 굴러 떨어지는 바위들을 보고 비비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갔다. 비비들의 군단은 비로소 사람 무서운 줄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로서 그 소탕전은 성공했으나 야생 동물학자들과 많은 지식인들이 사람들이 군대를 동원하여 비비들과 싸웠다고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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