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우리의 삶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강의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여름만 되면 3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인해 잠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더운 날씨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젊은 시절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에 빠졌다며 너스레를 떠는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불면의 밤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여러 가지 공상에 시달려야 하는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자지 못하는 차원을 넘어 환자에게 큰 고통을 느끼게 한다. 불면을 초래 하는 이유와 치료 방법에 대해 조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불면증 이란= 불면증이라고 하면 단순히 잠에 들지 못해 뒤척거리는 경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경우, 아침까지 계속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경우는 수면리듬의 변화가 있을 때와 스트레스가 심할 때 흔하게 발생한다. 장기간 해외 여행으로 인해 시차를 느낄 때, 낮잠을 많이 잤을 때와 같이 수면리듬이 교란됐을 때와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불면증의 원인과 증상= 깊은 잠이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는 신체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요실금, 통증을 동반한 질환 등과 같은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 자다가 한번 정도 중간에 깨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지만 몇 번씩 자다가 깬다면 불면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새벽녘에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는 수면과 각성을 관장하는 뇌의 노화가 진행된 노인들이나 우울증과 같은 기분 변화가 있을 때에 흔하게 나타난다.

불면증이 생기면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낮 시간 동안 피로감과 졸림, 집중력의 감소 등에 시달려 사회적, 직업적 역할에 장애를 초래하해 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수면에 대한 집착이 생겨 저녁에 자려고 눕는 것이 무섭다고 표현할 정도로 예민해지며,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불면증의 치료=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심리적인 문제나 신체적 불편을 해결 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는 비약물적 방법을 시행한다. 약물을 쓰지 않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한데, 우선 침대는 졸릴 때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잠이 오지 않더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침대에 누워 있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침대에서 나와 뭔가를 하는 것보다 침대에 누워 뒤척거리며 잠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불면증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자려고 누운 뒤 20분 정도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나오거나, 침대에서 TV 시청 및 독서 하지 않기, 낮잠을 자제하는 등의 행동변화가 필요하다. 흔히 몸을 피곤하게 만들면 잠이 쉽게 올 거라 생각하고 자기 전에 열심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잠자기 전에 과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늦은 시간에 과식도 수면을 방해하며,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자기 직전에 샤워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술을 먹으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또한 잠을 분절시키고 얕은 잠을 유도하기 때문에 수면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러한 조절로도 불면이 계속된다면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흔히 수면제를 먹으면 치매가 생기는 것 아닌가 걱정을 하지만 실제로는 불면증이 지속되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욱 좋지 않다. 약을 먹고 잘 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불면증의 예방법=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 돼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정하는 것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적어도 수면 1시간 전부터는 긴장을 풀어주고, 수면 전에 하는 고정된 행동(양치질 등)을 만드는 것도 좋다. 취침시간에는 낮 동안의 일을 되짚어 생각 하거나 내일 일을 계획 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는 습관이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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