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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대전의 인구정책

2017-07-09기사 편집 2017-07-09 15: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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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최시복<대전시 정책기획관>
'인구절벽'이란 말을 요즘 언론에서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그리고 또 자주 듣는 말 중에 위협적인 단어가 '지방소멸'이다. 우리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1955년에서 1963년까지 베이비붐이라는 인구보너스 세대를 겪어오며 눈부신 경제성장도 함께 이뤄왔다.

하지만 '인구절벽'은 이 '인구보너스'의 양면의 거울이 돼 우리 사회로 다가오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정부가 아이를 적게 낳자는 가족계획을 독려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출산율 감소로 이어져 198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 출산율인 2.1명 이하로 낮아졌다. 2016년 기준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명(미국 중앙정보국 <월드 팩트북> 기준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OECD 35개 회원국 중 최하위, 전세계 224개국 중 220위, 2002년 이후 초저출산 현상(합계 출산율 1.3명 미만)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베이비붐세대가 정년퇴임을 하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2020년이 되면 '인구절벽' 현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구절벽'이란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2014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6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30년 내에 우리나라 228개 시·군 중 84개(36.8%), 3482개 읍·면·동 중 1383개(39.7%)가 소멸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고령화 사회가 꽤 많이 진행된 시·군 뿐만 아니라,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도시에도 불어 닥칠 수 있는 위기일 것이다.

대전시는 2014년 인구 153만 1000명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 5월말 기준 150만 9000명을 조금 넘기고 있다.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세종시로의 인구유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로의 인구유출은 아무래도 아파트 신규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집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하려는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전출이 눈에 띈다. 이는 대전의 급격한 인구감소 뿐만 아니라 인구 고령화도 함께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7년 5월 1일 대전시 조직개편에 따라 '인구정책담당'이 보건복지여성국 노인보육과에서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대전지역 실정에 맞는 저출산정책 뿐만 아니라 주거, 일자리 등 인구유입까지 총 망라한 인구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조직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 청년들이 취업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하며, 두 번째는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보육 시스템과 교육환경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이다. 대전은 오래된 도시인만큼 신도시처럼 대단위 물량으로 새로운 주거지를 단기간에 마련할 수는 없다. 기존의 낙후된 주거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개발여건이 무궁무진한 세종시와 경쟁보다는 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인구유입과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당나라 임신사(林愼思)가 지은 속맹자(續孟子)에 교자채신(敎子採薪)이란 고사가 있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땔나무를 해오라고 하며 질문했다. "너는 여기서부터 백 보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먼저 해오겠느냐? 아니면 힘이 들더라도 백 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먼저 해오겠느냐?" 이에 아들은 당연히 "백 보 떨어진 곳의 나무를 먼저 해오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네가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곳은 언제든지 해올 수 있다. 그러나 백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는 다른 사람이 먼저 해갈지도 모르니, 그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우리 집 근처의 땔감이 남아 있지 않겠니?"라고 말했다. 뜻을 이해한 아들은 땔나무를 하러 먼 곳으로 떠났다.

'자식에게 땔나무 캐 오는 법을 가르치라'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근본적인 처방에 힘씀을 이르는 말이다. 곧 다가올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에 맞서 대전시도 인구유입과 출산율 제고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단발적인 인구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전만의 매력을 살린 대전형 인구관리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11일은 '인구의 날'이다. 1989년 7월 11일 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이 넘은 것을 UN개발계획(UNDP)이 기념한 날이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 위해 2012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기념하기 시작했다. 이제 여섯 살이 된 인구의 날을 맞아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인구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최시복 대전시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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