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무빙토이 특별전] 오토마타의 역사

디지털 시대에 오토마타는 어떤 의미일까.

인간은 오래전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끊임없이 꿈꿔왔고, 이러한 장치를 만들기 위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많은 기록과 발명품들이 오토마타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로봇들도 오랜 시간에 걸쳐 발견해 낸 기계적 원리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오토마타의 역사는 대략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토마타의 탄생은 물시계의 역사와 밀접한데 최초는 기원전 2-3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의 과학자 크테시비우스 등이 발명한 자동물시계인 클렙시드라로 알려져 있다.

중세의 오토마타는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변화한다. 14세기 이탈리아 과학자 지오바니 폰타나는 오늘날 오토마타에 가까운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과 동물을 만들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실현되진 못했지만 기계 장치로 작동되는 사자 로봇을 고안했다. 18세기 유럽으로 와서는 프랑스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의 기계장치 오리, 스위스의 시계장인 자크 드로즈가 만든 기계 장치 자동인형도 발명됐다.

동양에서는 고대 발명품 가운데 지남차가 오토마타의 원조로 꼽힌다. 이는 방향을 가리키는 나무인형의 움직임이 자석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무를 깎아서 만든 톱니바퀴 장치의 작동에 의해 항상 남쪽을 가리키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에도시대 카라쿠리 인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 16년 장영실이 만든 자동물시계 `자격루`가 오토마타다. 십이지신 나무인형이 낮과 밤의 구별 없이 시간을 알리도록 고안된 첨단 발명품이다. 이후 장영실은 혼천의를 결합한 또다른 자동물시계인 옥루를 만들기도 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mobile)`의 창시자이자,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인 알렉산더 칼더는 1920년대 후반에 철사, 나무조각, 헝겊 등으로 만든 인형으로 작은 무대에서 `서커스`라는 인형놀이 공연을 했다. 그의 인형공연은 간단한 기계장치를 활용해 대중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움직이는 인형을 연출하는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주요한 특징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현대에 와서 오토마타는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과 장난감으로 자리 잡으면서, 창의성과 운동성 그리고 과학적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새롭고 총체적인 예술로 성장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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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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