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결혼을 하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직장인 김모(31·대전 유성구) 씨는 오르는 금리에 속이 타 들어간다. 2월과 3월 하향세를 보이던 금리가 4월부터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집 장만을 위해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오르는 금리에 이자부담은 늘고, 금리가 상승하면 집값도 떨어진다는 말에 한숨이 늘고 있다.

김 씨는 "대출 상품의 상당수가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소식이 있는 만큼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상승됨에 따라 사상 최고치에 달한 가계부채와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 대출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5월 연 3.47%로 한 달 만에 0.06%포인트 상승하면서 2015년 2월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전년 동월보다는 0.31%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나왔다.

금리상승의 주된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지난 6월 15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1-1.25%로 상한이 지난 2005년 6월 이후 12년 만에 우리나라와 기준금리가 같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자금 유출 방지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중장기 상품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금리 인상이 서민층의 금융 부담을 증가시키고,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대출금리 인상은 대출을 받은 이들에게는 이자 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위축을 불러와 살림살이를 어렵게 하고,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은 부담이 커져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으나, 한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의 인상은 최근 들어 회복중인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 가계에서 이자상환으로 나가는 비용이 늘어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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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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