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뇌는 언어기능에 우세성을 가지고 있다. 좌뇌의 언어의 통합적인 성향은 우뇌의 정보를 받아 기억과 감정과 시간적 배열을 통합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좌뇌는 우뇌의 정보를 받지 못할 때도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경과학자 조지프 루드는 좌우뇌가 분리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양쪽 뇌에 동시에 다른 그림을 제시한 다음 그림과 일치하는 카드를 가리키도록 했다. 우뇌에는 눈풍경을 보여주고 좌뇌에는 닭발을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왼손은 닭이 그려진 카드를 가리켰고 오른손은 삽이 그려진 카드를 가리켰다. 그는 닭발을 보았기 때문에 닭을 골랐고 닭장 안의 배설물을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좌뇌는 행동반응을 원재료로 이용하여 해석을 만들어 내고 이 해석을 바탕으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분리뇌 환자의 경우에 우뇌의 정보는 좌뇌에게는 무의식적이다. 마이클 가자니가 박사는 좌뇌의 주요기능은 우리의 행동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그의 `해석기(interpreter)` 이론이다. " 좌뇌는 우뇌가 본 눈풍경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뇌가 삽을 왜 들었는지를 모른다. 그럼에도 좌뇌는 닭장을 치우기 위해 삽이 필요하다고 해석을 하는 것이다."

이렇듯 좌뇌는 우뇌가 한 행동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 행동이 납득이 되도록 설명을 만들어 낸다. 좌뇌는 상황을 파악하고 가진 정보를 종합하고 유추하여 맥락에 맞는 하나의 논리적 구조를 갖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좌뇌의 해석자 기능은 의식적인 자기에 대한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누구나 속으로는 자기 자신이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자기편견을 갖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힘든 현실 가운데서도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고 이겨내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좌뇌가 우뇌가 가져다주는 객관적인 상황을 무시하고 자기논리에만 갇히게 되면 편견과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 더 나아가 진영논리에 갇혀 집단주의에 빠질 위험도 있다.

그러므로 좌뇌의 해석자 기능을 이해하고 그 함정에는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항상 자신의 생각이 편견은 아닌지, 고집은 아닌지 돌아보고 객관적인 상황을 늘 살펴 자신의 생각과 외부의 데이터가 잘 통합되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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