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이 흘러 어느덧 나의 마지막 칼럼이다. 마지막 칼럼에서는 음악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이전 칼럼들에서 다루어지지는 않은 주제에 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내가 한국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받은 음악적인 질문은 한국의 가장 귀중한 음악적 자산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음악의 힘은 한국인들의 성실성, 배움에 대한 열의 그리고 열린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한국인의 성실성 없이는 한국의 경제는 오늘날과 같이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에서 보지 못한 엄청난 경쟁심과 그에 따른 성과는 한국 음악계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경쟁심은 음악적 기교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한국과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가 세계 유수의 음악 콩쿠르에서 수많은 입상자들을 배출해 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둘째로 배움과 적응에 대한 자발성이다. 한국에서 10년 동안 살아오면서 나는 여러 가지 규칙과 원칙들이 재빨리 변화되어 온 것을 보았는데, 이러한 현상들이 때때로는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사회가 그것을 재평가 하고 결점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것은 향상시키고 좋지 못한 것은 대체하는 것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의 열린 자세를 꼽고 싶다. 한국 청중들은 낯선 음악들도 포용한다. 한국 청중들은 익숙지 않은 음악이나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낸다. 그 때문에 한국의 여러 음악가들이 무대 위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음악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요소들이 한국 음악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청중들이 가진 열린 자세가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한국인들은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을 기반으로 오늘날의 쾌거를 이룩했다. 하지만 음악계에서 느낄 수 있는 청중들의 열린 자세와는 달리 한국의 사회는 아직도 경직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앞으로 맞이하는 한국 사회는 보다 더 유연한 사고로 익숙지 않은 것들을 포용하고 새로운 것으로의 혁신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창의성이 더욱 융성하여 전 세계에 한국의 사회·문화가 더욱 주목 받기를 바란다. 필립 리차드슨 목원대 건반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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