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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끓는다…일본 제국주의 멱살 쥔 조선청년 '박열'

2017-06-29기사 편집 2017-06-29 13: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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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첨부사진1박열
1923년 발생한 간토(관동)대학살에 대한 유감의 뜻을 일본 정부가 표명할 예정이 없다는 답변서를 채택했다는 언론매체의 보도가 최근 전해졌다.

2017년 5월 12일,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에서 국무회의를 통해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입장을 밝혔음을 전했다.

영화 '박열'은 9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간토대학살 사건이 벌어졌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내각은 민란의 조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고, 폭동을 일으킨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를 계기로 무고한 조선인 6000여 명이 학살당하는 이른바 간토대학살이 벌어지게 되는데, 국제사회의 비난이 두려웠던 일본은 사건을 은폐하기에 적합한 인물로 '불령사'를 만들어 활동했던 대표적 불령선인 '박열'을 지목하게 된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박열의 전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됐다. 박열은 1919년 3·1운동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폭압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일본 제국주의의 심장부인 도쿄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청년이다.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일본 내각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그들의 끔찍한 만행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스스로 황태자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조선 최초의 대역죄인이 되어 사형선고까지 각오한 공판을 시작한다. 박열과 후미코의 이러한 활약은 아사히 신문을 비롯한 당시의 일본 신문들에서 상세히 다뤄졌는데, 철저한 고증으로 당시 기사를 썼던 일본의 각 신문 기사 내용을 모두 그대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000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 화젯거리가 필요했던 일본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을 시작하는데….

역사는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이 영화가 그렇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대법정에서 조선인이 어떻게 저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라며 놀라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이 모든 이야기가 당시 박열의 활약이 담긴 신문과 기록물들을 통해 고증된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더 힘을 받는다.

배우 이제훈은 실존인물 박열을 지독하리만큼 사실적으로 재현해 냈다. 박열에 대한 기록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제훈이 보여주는 멘탈 강한 박열은 '아나키스트'인 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이 스포일러'라는 편견을 깰 만큼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재미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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