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대전지역에서 여성을 상대로 발생한 강력범죄 중 살인 피해자가 6명, 강도가 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4년 살인 14명에 강도 35명, 2015년 10명에 28명, 지난해 11명에 19명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의 피해자 역시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2014년 신고가 접수된 성범죄 833건 중 여성 피해자는 743건이었으며, 2015년에는 859건 중 800건이, 2016년에는 780건 중 702건으로 집계됐다.

사정은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이다.

통계청·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살펴보면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의 88.9%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 강력범죄 피해자 8765명 중 여성이 71.2%인 6245명에서 2010년 2만 5333명 중 82.6%인 2만 930명으로 늘었고, 2015년 3만 1431명 중 88.9%인 2만 7940명 등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납치된 40대 여성이 살해됐다. 이 여성은 남편과 골프연습장에서 각자의 차를 타고 귀가하려던 중 금품을 노린 일당에게 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매년 발생하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부 김 모씨는 "이번 골프연습장 납치사건처럼 곳곳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할 때 마다 불안해 주변에 누가 있는 지 꼭 확인하고 차를 타는 편"이라면서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범죄 대상으로 노린다는 자체가 무섭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주차장, 공원, 천변고수부지 등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여성범죄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람 통행이 없는 길을 가거나 신변 위험을 느낀다면 112에 신고해 여성안전귀가서비스를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임원정규 대전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은 "이번 여성의 삶 통계발표를 보면 여성은 여전히 안전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범죄에 노출되는 등 여성의 삶이 과거에 비해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며 "여성에게 호신술을 알려주거나 노출을 주의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 남성이 성평등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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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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