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화두이다. 채용 시 제출하는 이력에 학력이나 여타 `스펙`들을 기재하지 않고, 응시자들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학연·지연 등이 아닌 능력 위주의 선발을 모색하려는 기법이다.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15년부터 시행되어 왔고, 올해부터는 30인 이상 사업장에 확대 시행 중이다. 또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채용과정에서 이미 블라인드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적어도 블라인드 방식으로 기업에 필요한 능력자가 선발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바람직할 것이다. 요즘의 채용과정을 보면 공고에서 확정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인·적성검사, 서류심사, 실무면접, 최종면접 등으로 이어지는 채용과정은 적어도 한 달 이상 소요되기 마련이고, 면접방식도 발표나 집단토론 등으로 다양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고 응시자들에게도 상당한 피로감이 들 것이다. 과거 높은 경쟁률이었지만 필기시험과 면접만으로 채용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현재의 인재들은 채용 과정에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고통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공공기관 중에는 채용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해 1000대 1을 넘는 경우도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채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마련이다. 서류심사와 인·적성검사에 이어 면접대상자들을 대체로 30배수로 선발하고 최종면접대상을 10배수 이상으로 선발해 최대한 채용기회에 공정성을 부여하도록 한다. 또한 채용과정에 참여하는 심사위원과 면접위원도 외부에서 반수이상으로 구성해 선발의 공정성에 신중을 기한다. 심지어 외부위원들로만 면접을 실시한 사례도 있다.

채용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최종면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응시자들은 대체로 유사한 직장 근무자이거나 경력자들이다. 실제 채용이 절실한 졸업을 앞둔 재학생들은 현실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된다. 블라인드 방식의 면접에서는 즉석에서 보여지는 응시자들의 능력위주로 판단해야 하므로 더욱 그렇다고 본다. 블라인드 이력서를 검토하고 능력자를 가려내려면 선발할 자를 가려내는 방식보다는 탈락시켜야 할 자들을 가려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어떠한 채용과정을 채택하더라도 모든 지원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더욱 많은 인재들이 그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게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채용의 공정성에 치중하다 보면 채용과정이 너무 길고 그 비용도 무리할 정도로 소요된다. 응시자들 입장에서도 그 피로감이 더욱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정하되 신속한 채용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류심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하고 인적성검사나 직무시험을 거치되, 최종면접 대상을 선발예정 인원에 가깝게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문중원 중원노무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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