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백건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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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구도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베토벤의 소나타로 대전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4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백건우 그리고 베토벤, 끝없는 여정`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은 그가 올해 32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순회 공연 중 일부이다.

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그가 예순한 살이던 2007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10년 전 베토벤의 소나타로 마라톤 리사이틀을 완수한 백건우가 다시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 완주를 위해 피아노 앞에 앉았다.

2007년 이후 백건우는 △메시앙(2008년) △리스트(2011년) △슈베르트(2013년) △스트리아빈-라흐마니노프(2015년)으로 연구 대상을 옮겨가며, 그 때마다 혼신의 힘으로 작곡가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었다. 음악사는 학자의 구분으로 시대가 갈리지만, 그에겐 베토벤이 현대적이고 생생한 작곡가이다. 일흔한 살의 백건우는 우리네 삶과 베토벤을 다시 돌아보기에 적절한 시간이 됐다고 판단한다.

예상치못한 강렬한 힘이 심장을 떨리게 하면서도 가슴을 저미는 멜로디로 청중에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백건우식 베토벤은 동시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베토벤 소나타 공연은 여러 공연 중에서도 무게감이 다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전 공연에서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듣지는 못한다. 백건우는 오는 9월 서울 공연에서만 8회에 걸쳐 전곡을 연주한다. 다만 이번 대전 공연에서는 밀도 있고 깊은 음색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1500석 규모의 아트홀인 아닌 600석 규모의 앙상블홀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피아노 소나타 `24번 올림바장조, Op.78`, `4번 내림마장조, Op.7`, `13번 내림마장조, Op.27-1`, `26번 내림마장조, Op.81a `고별`` 등 4곡을 청중에 들려준다.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열 살 때 한국 국립 오케스트라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첫 콘서트를 가졌다. 다음 해에 그는 무소로그스키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을 자신의 이름을 건 연주회에서 연주했다. 15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의 위대한 전통을 잇고 있는 로지나 레빈을, 1967년 런던으로 건너가 일로나 카보스를 사사했고 같은 해 나움버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디아파종상 수상, 프랑스 3대 음악상 수상 등으로 더욱 명성을 높였으며, 1972년 뉴욕의 링컨 센터에서 처음으로 라벨의 독주곡 전곡을 연주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 이어 런던과 파리에서 연주함으로써 라벨의 뛰어난 해석자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2007년 그는 베토벤 소나타 32작품 녹음 완성을 축하하는 뜻에서 중국과 한국에서 여덟 번의 연이은 성공적인 리사이틀을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면서 연주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기사훈장`을 수여 받았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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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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