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팀 신호물질 연구법 체계화

류충민 박사
류충민 박사
역한 냄새의 대명사로 알려진 세균 냄새는 최근 동종·이종 간 상호작용의 중요한 신호물질로 인식돼 왔지만 그 연구 방법이 체계화돼 있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주축이 되고 미국·프랑스·이집트 과학자들에 의해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완성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를 진행한 류충민 박사팀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세균의 냄새가 식물 간 상호작용과 세균-세균 간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신호전달 물질인 것을 밝혀 이 분야에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연구 방법이 체계화 돼 있지 않아 실험실별로 결과가 동일하게 얻어지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슷한 연구를 발표한 미국·프랑스·이집트의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를 주도해 2년 넘게 전체 과정을 체계화한 다음 프로토콜을 제시해, 누구나 편하고 정확하게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세균 냄새는 순식간에 공기 중으로 날라 가는 휘발성이 커서 이것을 포집해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프로토콜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방법과 조건의 기체크로토그래피-질량분석기(GC-MS)를 이용해 이제는 누구나 편하게 결과 공유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체를 분석한 그림을 눈으로 확인하고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류 박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세균 냄새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제시했다. 세균 냄새는 농업적으로는 식물을 잘 자라게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기체 비료`로 사용 가능하고, 의학적으로는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 시키는 결과를 바탕으로 `기체 항생제`로 개발이 가능하다.

지난 2016년에도 이 연구팀은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해 `2016년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선정된 바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는 "세계 누구나가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어세스(Open-Assess)를 통해, 상대적으로 과학적 정보의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아프리카를 비롯한 남미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세균 냄새 연구와 이를 농업이나 의학에 응용할 수 있는 많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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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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