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에 30도를 웃도는 낮 기온이 지속되며 건설 근로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건설현장이 즐비한 내포신도시의 경우 더위에 지친 근로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26일 오후 찾은 내포신도시의 한 건설현장은 찜통을 방불케 했다.

건물 내부공사까지 거의 마친 해당 건설현장은 건물 앞 인도 고르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삽으로 땅을 고르던 한 근로자는 흐르는 땀을 연신 팔로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피부가 타는 것을 막기 위해 모자와 긴 소매 옷을 입다 보니 신체 온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 폭염을 달랠 수 있는 얼음, 탈수현상을 막기 위한 포도당 등이 비치되는 것도 이제는 생경한 일이 아니다.

일부 작업장에는 얼음조끼도 구비돼 있어 근로자들은 그나마 몸을 식힐 수 있었다.

현장 근로자 A(52)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실내 작업이 훨씬 편하다"며 "밖에서 작업을 할 경우 1시간에 물을 1ℓ는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6.6도의 기온을 기록했던 내포신도시는 정오가 되면서 28.2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국지적으로 비가 내리며 기온이 23.7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긴 했지만, 오후 4시 다시 26도까지 기온이 오르며 습식사우나를 연상케 했다.

습한 날씨도 문제지만 해마다 뜨거워지는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장 소장 B(56)씨는 "보통 근로현장은 현장소장 재량으로 그늘에서 잠시 쉴 수 있다"며 "요즘 들어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서 쉬는 시간이 잦아진 편이다. 특히 외부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그늘 휴식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오전 근무를 마친 근로자들은 점심시간 식당 안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겼다.

야외 근무가 대부분인 공사현장의 특성 상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는 일은 사실상 식당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오를 지나면 더욱 뜨거워지는 날씨 탓에 현장은 오히려 곤욕을 치른다.

덕분에 공사현장 인근 마트나 편의점은 아이스크림과 생수, 이온음료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내포신도시의 한 편의점 점주는 "폭염이 시작된 이후부터 음료수가 급격히 나가기 시작했다. 이달 초에 비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40%는 오른 것 같다"며 "매출이 늘어서 좋긴 한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근로자들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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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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