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잠정 중단 후폭풍 관심 쏠려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이 표류하면서, 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해왔던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의 진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시공사가 사업 시행자인 만큼 롯데컨소시엄과 협의가 무산된 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한 가운데, 남은 임기가 고작 1개월에 불과한 점이 고려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권선택 시장은 오는 27일 롯데 고위관계자와 만나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공식적으로 협약 해지가 통보된 만큼 재개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그동안 순조롭게 추진되는 듯 보였지만 지난 15일 도시공사가 돌연 롯데컨소시엄에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히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던 그간의 속사정이 드러나자 사업에 관여한 대전시와 도시공사, 롯데컨소시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특히 도시공사는 소송에 휘말려 3년을 허송세월한 데다가 롯데컨소시엄과 협상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쉬쉬하며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박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당사자는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앞으로 임기가 1개월 20일 정도 남았는데 떠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시청 안팎에서는 남은 임기에 상관없이 박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을 다시 새롭게 추진하는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도시공사의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고 공기업 사장으로서 시정 현안이 좌초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권선택 시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는 의미도 있다.

조승래 (유성구 갑) 민주당 국회의원은 "대전도시공사는 사업의 공전과 무산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자치구와 시의회에서도 박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다시 회자되는 박 사장의 과거 행보 역시 용퇴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어린이날 `오월드`를 손자 등 가족과 방문하면서 `황제 주차`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수만명이 오월드에 몰리면서 시민들은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하고 1㎞ 이상을 걸어서 입장했지만 박 사장의 가족들은 외제차 2대를 원내에 주차해 비난이 쏟아졌다. 여기에 성과연봉제 추진에 따른 노사갈등으로 공사 간부와 폭행사건을 빚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는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표류에 대한 감사에 착수, 결과에 따라 박 사장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박 사장 거취와 관련 "조사를 보자"고 말해 퇴진 가능성에 여운을 남겼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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