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고장나 방치…행인들 지나가다 투척도

내포신도시의 한 아파트 내부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해당 아파트는 현재 일반쓰레기 전용 투입구는 이용이 가능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는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전희진 기자
내포신도시의 한 아파트 내부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해당 아파트는 현재 일반쓰레기 전용 투입구는 이용이 가능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는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전희진 기자
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을 자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쓰레기 집하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5일 오전에 찾은 내포신도시의 한 상점가는 집하시설 투입구 주변에 방치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한 식당가 앞 투입구는 거대한 쓰레기봉투와 스티로폼 박스 등이 버려져 있었고, 투입구 바로 앞에는 업체가 직접 수거해가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었다.

이어 찾은 또 다른 상점가의 쓰레기 투입구 주변은 아예 작은 쓰레기장으로 변모했다.

쓰레기 투입구와 음식물 쓰레기통이 비치된 탓에 행인이나 식당 점주들이 오가며 자연스레 쓰레기를 버리고 간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라는 반응이다.

내포신도시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김모(56)씨는 "쓰레기를 내다 놓으면 업체가 알아서 수거해 간다"며 "쓰레기 투입도 아직 안되는 것 같던데 대체 언제부터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집하시설이 시범가동 중이기 때문에 일부 지점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내포신도시 내 설치된 쓰레기 투입구 477곳 중 일부 아파트단지부터 시설을 가동하고, 그 이후 순번에 따라 순차적으로 다른 투입구를 열 계획이다"라며 "현재 A아파트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1년 간 시범운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범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해당 아파트에 방문한 결과 단지 내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는 6곳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특히 투입구가 아파트 외곽 통로, 단지 내 체육시설 옆 등 분리수거장과 먼 곳에 설치된 탓에 주민들의 접근성마저 크게 떨어졌다.

아파트 주민 박모(64·여)씨는 "RF카드를 지참해야만 쓰레기를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카드를 놓고 오면 쓰레기를 버릴 수 없다"며 "분리수거장하고 투입구 사이가 멀어서 일반쓰레기봉투를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다. 앞으로 1년 간 시범운영이라니 도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잦은 고장과 야간에 이용이 어렵다는 점 역시 쓰레기 집하시설 이용을 꺼리는 주된 이유다.

대전 도안신도시나 세종시의 쓰레기 집하시설은 기본적으로 평일 24시간 운영되고 있지만, 일요일 밤이나 야간 시간에는 기계를 가동할 인력이 없어 이용이 불가능하다.

또 쓰레기가 가득차거나 목재, 이불, 재활용 폐기물 등을 투입할 때 발생하는 관로 막힘 현상도 잦아 사용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민들은 토로하고 있다.

도안신도시 주민 정모(35)씨는 "쓰레기 집하시설을 가동한 지 5년쯤 된 것 같은데 마구 버려진 쓰레기 봉투 탓에 오히려 골치다"라며 "기계가 자주 고장나서 도저히 쓸 수가 없을 지경이다. 주민들도 이제는 만성이 된 것인지 그냥 알아서 쓰레기를 버린다"고 토로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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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한 식당가 주변에 설치된 쓰레기 집하시설 투입구 사이에 일반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전희진 기자
내포신도시 한 식당가 주변에 설치된 쓰레기 집하시설 투입구 사이에 일반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전희진 기자
내포신도시 상점가에 위치한 한 쓰레기 집하시설 투입구 앞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전희진 기자
내포신도시 상점가에 위치한 한 쓰레기 집하시설 투입구 앞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전희진 기자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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