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가뭄, 휴가라는 요소가 맞물리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 100g의 전통시장 가격은 2400원이었다. 이는 평년 1853원의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목살의 가격도 지난 1월 1730원에서 6월 1950원으로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박도 전년에 비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수박 상품 1통의 전통시장 가격은 지난해 1만 6000원에서 1만 9000원으로 3000원이나 뛰었다. 연간 평균가격도 지난 2014년 1만 5029원에서, 올해 2만 1692원으로 41%나 급등했다. 4인 가구가 삼겹살 한 근, 목살 300g, 수박 한 통을 사들고 휴가를 떠나려면 최소한 4만 원이 필요하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돼지고기와 수박이 휴가철을 앞둔 계절적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감자, 양파 등 채소와 사과와 배, 포도, 딸기 등 과일은 지속적인 가뭄으로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감자 가격은 100g에 지난 5월 39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312원으로 하락했지만, 이 같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양파도 1㎏ 상품의 가격이 2000원으로 평년 1567원 보다 약 22%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먹는 과일 15개 품목 가격이 대부분 오르면서 통계청이 산출하는 지난달 과실물가지수는 118.15를 기록,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계란의 가격은 AI 여파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가 태국 계란 200만 개를 지난 22일 부산항으로 들여오려 했지만 수입업자의 착오로 반입이 지연되고 있다.

특란 중품 30개 기준 월별 평균 가격을 보면 지난 1월 9975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8095원, 3월 6993원으로 안정세를 찾는가 했지만 AI가 재발하면서 4월 7146원, 5월 7585원, 6월 7782원으로 계속해서 상승중이다. 태국 계란의 국내 반입이 늦어지면서 계란 값의 상승세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노지 채소들의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띄고, 돼지고기 같은 경우 휴가철을 앞둔 계절적 영향으로 가격이 강세를 띄고 있다"며 "계란은 AI 발생으로 살처분 된 닭들로 인해 아직 공급량이 부족해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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