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대들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중추신경을 잘 보호해 전달하는 통로로서의 중요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통로가 막히게 되면 신경은 자유롭게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통로의 역할을 하는 척추관이 막히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척추의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고 복합적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양승환 글로벌튼튼병원 병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대부분 퇴행성으로 발생= 척추관 협착증은 말 그대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주로 허리에서 발생하며, 퇴행성 질환이기도 하다. 30대 초반에 증상이 나타나는 선천성, 발육성 척추관 협착증은 정상인의 척추관이 원형인데 비해, 짧은 척추경으로 인해 삼엽성(三葉性) 척추관을 가지며 전후간 척추경의 감소로 중심성 협착이 나타난다.

가장 많은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50-60대에서 시작되며, 중심성 협착 외에도 외측 함요부 및 추간공 협착이 흔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많은 질환이나 증후군이 척추관 협착증의 발생에 관여할 수 있는 있지만 대부분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이러한 질환들에 의한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통상적인 협착증 보다는 이른 연령의 퇴행성 변화를 수반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은 서서히 진행= 대부분 퇴행성으로 나타나는 척추관 협착증의 특성상 초기 증상은 퇴행성 척추염과 비슷, 서서히 진행된다. 허리에 발생한 협착증의 경우 허리와 엉덩이에 막연한 둔통과 뻣뻣함이 나타나고 진행되면 하지의 통증, 저림, 근력 약화가 발생한다. 특징적 증상으로는 오래 걷지 못하고 조금만 걸어도 양다리가 심하게 저리는 신경성 파행(걸으면 아프고 멈추면 통증이 덜 해지는 증상)을 보이는 데 앉아서 구부리고 있으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서서히 진행되다가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받으면 급속히 악화돼 보행장애, 배뇨장애 등의 증상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증상은 허리와 엉덩이에서 시작되며 점차 무릎 쪽으로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한쪽 다리에 나타나지만 양쪽 다리 모두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한쪽 피부 신경 분포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은 전형적인 신경근 병변으로 심한 추간공 혹은 회측 함요부 협착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진단과 치료= 진단은 환자의 증상에 대한 문진을 토대로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해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된다면 방사선 검사로 확진해야 하는 데 CT나 MRI 등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증상이 발생한 경우 주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게 되는데 안정과 운동제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하며 신경주사요법으로 증상 완화를 위해 노력한다.

최근 시도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의 시술로 증상의 호전을 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치료들로도 효과를 얻지 못 한다면 좁아진 척추관을 근본적으로 넓혀주는 방법인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경마비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수술을 하더라도 좁아진 통로만 여는 수술, 그것도 한쪽에서 양쪽 통로를 동시에 넓히는 수술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좋다.

◇허리 관절에 도움이 되는 운동 필요=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으로 발생하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허리관절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이나 스트레칭, 수영 등은 증상 완화와 함께 관절 노화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장시간 동안 한 자세로 있는 것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 협착증 증상과 음식의 상관 관계는 없지만 담배의 경우 요통에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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