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 사건과 관련, "북한이 인류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아직도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들을 억류하고 있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문 대통령은 어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엇보다 북한이 웜비어 군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 사실 알리고 최선의 치료를 받게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웜비어 사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발표한 것이 이례적인 것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심이라는 표현을 했다"며 "그런 마음을 미국 국민과 가족들에게 보내드리는 것이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송환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며 "정부가 자체적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논의할 수도 있고, 남북 대화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별대로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 가족에게 조의와 위로의 내용을 담은 조전을 발송했다. 문 대통령은 또 19일 오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한데 이어 20일 오전에는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한 한·미 공조와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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