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기술 중 하나인 인공피부 [출처:로레알]
동물실험 대체기술 중 하나인 인공피부 [출처:로레알]
국내 연구진이 포유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예쁜 꼬마선충을 대상으로 항암제 독성을 실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뉴스다. 아직 사용할 수 없는 분야가 더 많겠지만 적어도 항암제 독성 실험에 사용됐던 포유동물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2013년에 비해 37% 증가한 250만 마리에 달했다. 동물실험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동물실험의 횟수가 늘 수록 동물애호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더 격렬하게 실험에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동물실험에 대한 찬반 토론은 국내의 많은 학교들이 토론 대회 문제로 선호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는 동물실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동물실험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히포크라테스는 동물 해부를 통해 생식과 유전을 설명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해부학과 발생학을 발전시켰다. 16세기에는 베살리우스가 인체 해부학을 발전시켰는데 그 이전까지 동물 해부는 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19세기 이후 동물실험은 독성학과 생리학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파스퇴르나 파블로프의 실험으로 의학과 생물학은 진일보한다. 이와함께 반대하는 사람들도 늘기 시작했다.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늘 효율에 대한 주장을 펼친다. 독일의 입덧 방지약에 들어있던 탈리도마이드라는 물질은 쥐나 개, 고양이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아무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정작 원숭이와 사람에게는 팔이나 다리뼈가 발달하지 않거나 극단적으로 짧은 기형아를 발생시켰다. 백혈병 치료제였던 글리백은 쥐에서는 독성을 보였지만 원숭이와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실제로 아스피린과 페니실린 등 많은 의약품이 동물과 인간에게 나타나는 효과가 다르다. 동물실험을 통해 모든 부작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에 실험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여기에 동물과 사람이 공유하는 병이 약 1% 정도로 극히 드물다는 것도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중요한 근거다.

동물실험을 찬성하는 측은 완벽하게 대체가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을 꼽는다. 인간이 사용할 약을 실험하려면 인간에게 투약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명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목적으로 인간을 대하는 것 자체가 올바른 행위는 아니겠지만 만약 사용하더라도 실험 결과를 얻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동물실험이 불가피하다는 논거가 된다. 컴퓨터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도 수많은 변수를 전부 데이터화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부작용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동물을 사용함으로써 빠른 결과를 얻고, 부작용을 살펴볼 수 있기에 대체 기술이 발명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실험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과학의 발전은 때로는 사회적인 혼란을 불러온다. 올바른 답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는 언제나 우리의 선택이다. 동물실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과학과 윤리와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전우람 명진교육 쌤학원 과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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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반대포스터 [출처:ENPA]
동물실험 반대포스터 [출처:EN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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