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지난 주에 다룬 음악가들의 음반 제작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음반 기획사의 규모에 따른 음반 제작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업계의 권력가이다. 만약 유니버셜 뮤직이나 소니가 당신의 앨범을 전세계로 발매한다면, 당신은 부와 명예를 한 순간에 얻을 것이다. 둘째, 대규모 음반사들이 국내나 아시아에서만 발매한다면, 그들은 음반에 관한 모든 책임들을 그들의 자회사로 떠넘길 것이다. 또한 음악가들을 선택하는 기준도 더욱 낮아지게 되고 그 기준의 정의는 더 모호해질 수 있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음악가들이 선불 납입 방식으로 본인의 앨범 제작비를 부담하기까지 한다. 만약 당신이 운이 좋다면 푼돈이라도 만져볼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돈을 잃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의 앨범에 대형 음반사의 로고가 붙어 있으니 이 경우는 좀 나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가 소니 코리아나 도이치 그라모폰 코리아 소속 음악가에게 최근에 출시한 음반이 국내용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대답을 얼버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만약 영세한 음반사나 혹은 한때 명성을 날렸던 음반사들, 예로 필립스 등이 당신의 음반을 출시한다면, 당신이 손실을 볼 확률은 더 높을 것이다. 물론 대형 음반사의 로고도 없다. 넷째, 낙소스 같이 유명한 회사들은 당신의 앨범을 부분적으로 지원하고,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앨범이 흥행을 하더라도 그 이익을 모두 회사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음반사들의 사업 모형은 예술가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장점을 꼽으라면 당신은 앨범 제작 초기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또 무엇을 기대하지 말아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반 기획사 없이 개인이 손수 제작하는 경우이다. 사실 개인 제작은 앞의 경우와 큰 차이는 없지만 사람들은 보통 개인 제작자나 그들의 앨범을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감스럽지만, 그들의 앨범이 대단히 뛰어날지라도 개인 제작은 빛을 보기 어렵다.

업계의 권력가들이 발매하는 국제적인 음반들이 최첨단 음악장비와 뛰어난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구매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 때문에 같은 연주자의 음악을 실제로 들으면 가끔 실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음악 애호가들이 음반사 레이블에 얽매이지 말고 되도록 편견 없이 음반을 감상하길 권한다. 그로 인해 음악이 주는 풍요로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필립 리차드슨 목원대 건반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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