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TX를 타기 위해 대전역에 도착했을 때 휴대폰에 문자메시지 하나가 배달되었다. `고객님 기차 예매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셨네요. 지금 출발하는 열차로 바꾸시겠습니까?`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였다. 순간 기술의 발달이 시간을 아껴준다는 놀라움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머리털이 쭈뼛하고 서는 서늘함을 느꼈다. 스마트폰이 시냅스 역할을 해서 나와 코레일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무선통신 단말기만 연결되어 있으면 플랫폼을 가진 자는 어쩌면 `전지`(omni-science)에 가까이 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구글신(神)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외부세계가 무선망에 의해 연결되어 있듯이 우리 두뇌의 신경망도 마찬가지이다.

초창기 두뇌에 대한 연구는 뇌의 기능을 모듈로 이해했다. 두뇌연구가 뇌손상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측두엽 손상환자가 실어증이 되면 측두엽에 말하는 기능이 있고, 전두엽 손상환자가 갑자기 욕설을 하거나 우유부단해지거나 하면 전두엽이 통제기능과 계획기능을 담당한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모듈식 이해는 두뇌의 영역과 기능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듈적인 특성으로 두뇌의 기능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두뇌 기능의 효율성은 모듈 사이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발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권준수 연구팀은 `지능 및 시각 운동 능력과 관련된 뇌구조 네트워크`라는 제목의 연구에서 지능이 높을수록 뇌의 각 부위 간 신호전달 통로가 원활하게 연결됐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두뇌영역 간 신경회로의 연결이 튼튼하게 되어 있다는 것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이 더 많고, 처리속도도 빠를 뿐만 아니라 영역별 상호 견제와 조절기능이 원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필자는 신경회로 기능의 차이를 고속도로와 비포장도로에 비유해서 설명하곤 한다.

뇌의 영역들이 통합되어 있느냐 단절되어 있느냐가 뇌의 건강과 기능적 능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두뇌 통합은 크게 좌우 반구간 그리고 상하구조물 즉 피질과 피질하 사이의 통합이 있다. 뇌신경망이 적절히 발달하지 못해서 기능통합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감각통합능력이나 운동능력, 언어발달이나 정서기능, 인지기능, 주의집중력 등에 문제가 생겨 결과적으로 학습능력이나 사회적 관계능력, 자기조절능력 등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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