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청호 프로젝트展 - 28일까지 청주 대청호미술관

박한샘 작가. 섶섬_2, Soep Island_2, 森島_2 180.0x508.0, 한지 위에 수묵, 2016
박한샘 작가. 섶섬_2, Soep Island_2, 森島_2 180.0x508.0, 한지 위에 수묵, 2016
행정구역상 대전시와 충북도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대청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이다. 강 주변에 살던 주민들의 삶의 터전, 추억은 마을과 함께 수몰됐다. 그래서일까. 선조들은 인공호수에 옛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고 믿었다. 이런 상상력에서 기인한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 청주 대청호미술관은 `2017 대청호프로젝트展:현장, 주제전시 1부`를 오는 28일까지 연다. 미술관이 갖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자유 주제기획 공모인 현장설치 분야와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한 주제전시 분야에 각각 선정된 스튜디오1750+정혜숙·박한샘·류현숙 등 세 팀의 개성 넘치는 3색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대청호와 관련한 주제의 전시에 참여할 전국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했으며, 이 중 세 팀의 작가를 선정했다.

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는 현장설치 부분에 선정된 스튜디오1750+정혜숙 팀의 `괴물이 산다`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조각과 건축을 전공한 김영현과 조각과 디자인을 전공한 손진희 2인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스튜디오1750과 회화를 전공하고 현재 도자를 기반으로 작품활동 하는 정혜숙 작가가 협업한 21점의 설치미술을 만날 수 있다.

정 작가는 "대청호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호수가 아닌 댐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로, 오늘날 환경의 변화로 인위적으로 생긴 공간과 장소에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변이된 동·식물들을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1전시실의 천장·바닥 등 곳곳에서 비닐로 제작된 대형 민들레와 나무·동물 등의 입체물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움직인다. 마치 대청호수 아래에서 유영을 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관람객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2층 2전시실 박한샘의 개인전 `만들어진 섬`은 실재 섬들과 대청호의 진귀한 풍경을 찾아가 직접 스케치한 뒤, 화폭에 세밀하게 그린 대형 작품 4점을 선보인다. 박한샘은 한지와 먹으로 전통재료로 자연 실경을 그리는 작가이다. 사진을 찍은 뒤 사진이나 이미지를 보고 다시 화면에 옮기지 않고,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영감을 받은 장소를 사실과 가깝게 스케치를 뜬 뒤에 대형 화폭에 옮겨 그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2014년부터 그린 섬의 전면을 군더더기 없이 멀리서 관조하듯 그린 `섬` 연작을 선보인다.

3전시실 류현숙의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전은 무수한 색채 점들로 화면을 가득 채운 추상회화 대표작 10점과 필름지 위에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제작한 설치 작품 1점을 전시한다.

회화를 전공한 류현숙은 자연에서 발견한 다양한 색채를 실험하는 작가이다. 화면 안에 규칙적인 배열을 한 수많은 점들이 모여 색면을 이루는 추상회화시리즈는 작가가 마치 일상을 기록하듯 물감의 농도와 색의 차이를 내며 점을 찍은 작품이다. 반대로 `인앤아웃(In and out)` 설치작품은 필름지 위에 청색과 녹색 계열의 물감을 두껍게 뿌린 뒤 접었다가 펴내는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제작했다. 미끄러운 재질의 필름지 위의 물감이 서로 눌리면서 밀리고 펴지면서 생긴 비정형적인 형태는 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유로움과 우연한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대청호의 물결, 산등성이 등 자연이 갖고 있는 다양한 형태를 연상하게 함으로써 관람객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선물한다. 7월 7일 개막하는 2부 전시에는 성정원·조동광·이지연·박용선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9월 3일까지 전시한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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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숙 작가. In and out, 가변크기, Acrylic on pc film, 2015 [전시 부분4]
류현숙 작가. In and out, 가변크기, Acrylic on pc film, 2015 [전시 부분4]
대청호미술관 1층 괴물이산다전
대청호미술관 1층 괴물이산다전
대청호미술관 1층 괴물이산다전
대청호미술관 1층 괴물이산다전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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