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공주까지展 - 내달 4일까지 공주 이미정갤러리

대전에서 공주까지 전
대전에서 공주까지 전
대전에서 공주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모바일 지도앱으로 알아본 물리적 거리는 대략 37㎞, 자동차로 약 50분 걸린다. 그렇게 멀다고는 할 수 없는 적당한 거리다. 때문에 대전과 공주를 오가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렇다면 대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주까지의 `심리적` 거리는 얼마일까.

호기심에서 시작해, 물리적 공간을 심리적으로 접근한 실험적 전시회가 충남 공주에서 열린다.

충남 공주 이미정갤러리는 다음 달 4일까지 `대전에서 공주까지`전을 연다. 이 전시에는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동욱·이길희·김안선·정미정·리다·권영성 등 20-30대 젊은 작가 6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공주시민들에게 선보임과 동시에 본인들이 느끼는 공주와의 심리적 거리감, 즉 자신의 내면 어딘가에 자리한 공주에 대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 보고자 기획된 전시회이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콘셉트로 구성됐는데 작가들의 평소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실과 드로잉룸이 그것이다. 전시는 작가당 평소 작품 3-4점과 드로잉 작품 1-2점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드로잉룸은 공간적으로 작지만 작가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공주와의 거리감을 인식한 공간이다. 선정된 6명의 작가들은 각자 다른 공주와의 거리감을 품고 있다. 드로잉은 작가의 생각을 가장 직접적이고 원초적으로 투사시킬 수 있는 일차적 매체로 작가들이 얻게 된 공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게 된다.

공주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까지 자란 이동욱 작가는 대학교 입학과 함께 거주지를 대전으로 옮겼다. 그에게 공주와의 거리감은 참여작가 중 누구보다 가까우며 불변한다. 이 작가는 드로잉에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을 담았다. 그는 "공주는 내게 가깝고 밀착돼 있어 피상적이 아닌, 구체적인 공간, 한마디로 노스텔지어적인 공간"이라며 "어머니가 20년 넘게 운영하는 식당이 내겐 공주라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충남 부여 출신인 정미정 작가는 최근 공주 금성여고와 공주대에 강의를 나가며 매일같이 대전에서 공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작가다. 참여작가 중 두 번째로 공주와의 접점이 많으며 그 거리감이 지속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정 작가의 드로잉에는 자동차가 등장하는데, 이는 거리감이 지속적으로 가까워지고 이동하고 있는 상태를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김안선·이길희 작가는 예전에 공주에서 한두 번 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 외에 다른 접점은 없었던 그들에게 공주는 해무에 싸인 섬처럼 막연한 공간이다. 그래서 이들 작가들은 드로잉에 공주의 풍경을 그려냈다.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인 풍경, 공주 지역에 깊이 있게 접근하기보다 특색 드로잉을 하게 된 배경이다.

권영성·리다 작가는 지금까지 공주와 어떤 접촉도 없었다. 참여작가들 중 가장 먼 거리감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공주는 미지의 공간이자, 타자의 영역이다.

이동욱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각자 다른 거리감을 가진 작가들이 공주의 한 공간에 모여 그들이 느낀 대로 표현한 공주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관람하면서 공주라는 낯익은, 혹은 낯선 공간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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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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