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레지던스 호텔은 지난 2013년부터 5년 간 수익률 7.5% 보장을 내걸고 분양을 진행, 투자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투자자와의 분쟁에 휘말렸다. 통상적으로 5년 이상 임대를 보장 하는 것과 달리 운영사가 2년 차부터 재협상을 요구, 수익률을 6%대로 낮출 것을 제시하면서부터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소송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은 것은 물론, 새 운영사가 선정될 때 까지 단 한 푼의 수익금도 받을 수 없었다.

부동산 투자 시장의 대세로 평가 받아온 수익형 부동산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 속칭 레지던스 호텔)`에 대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 서비스와 주거용 오피스텔이 결합된 형태로, 일반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투숙이 가능하고 취사 및 세탁이 가능한 주거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 내에는 서구 11곳, 유성구 2곳이 생활형 숙박업소로 등록돼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레지던스 투자로 인한 위험 요인은 다양하다. 가장 큰 위험요인은 수익 감소로 인한 운영사 부도를 들 수 있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서울의 한 레지던스 호텔 운영업체를 들 수 있다.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2년 간의 적자로 부도가 났고 투자자들은 3개월 간 수익금을 받지 못했다.

현재 수준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는 분양사의 광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시중 기준 금리는 1%대이지만 분양사들은 적게는 7배, 높게는 14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수익률 계산법에는 분양사들의 `꼼수`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반적으로 레지던스 호텔의 분양가는 면적과 지역이 유사한 오피스텔 또는 호텔에 비해 1.5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역 내 한 생활형 숙박시설의 분양가는 약 1억 7000만 원을 호가했지만 같은 시기 같은 크기와 구조를 가진 다른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1억 1000만 원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양사들은 금리 지원을 내세워 분양가의 50% 이상 대출 조건을 제시한다. 대출 비율이 늘어나면 분양가 대비가 아닌 실질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10%를 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분양사는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숙박권까지 수익금으로 계산해 넣기도 한다.

한 업계 종사자는 "레지던스 호텔이라는 브랜드로 포장해서 분양가를 높인 뒤 5년치 수익을 여기서 보전하는 것이다"며 "(대전에서)분양가가 1억 5000만 원이 넘으면 실질 수익률 7-8% 이상은 불가능 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개정안은 부동산 광고업체가 수익형 부동산을 광고할 경우 수익보장 방법·기간, 수익률 산출근거 등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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