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의 어머니 카롤린은 유명 신경 생리학자로,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이다. 카롤린은 아들 자크가 어렸을 때부터 꿈을 통제하는 법을 가르쳤고, 역설수면이라고 불리는 수면의 5번째 단계에서 자신만의 꿈 세계인 상상의 분홍 모래섬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역설수면 다음에 제6단계가 있다고 믿고 있던 카롤린은 콜럼버스 시대에 탐험가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를 지도에 테라 인코그니타라고 표기했던 사실에 착안, 수면 6단계를 `미지의 잠`이라 이름 붙였다. 수면의 6단계를 찾기 위해 극비리에 수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비밀 실험`을 하다가 사고로 피실험자 한 명이 사망하고, 다음 날 그녀 역시 실종되는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잠`(전2권)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제3인류(3부작) 이후 4년 만의 신작 소설로 인간이 감히 정복하지 못한 마지막 대륙, 잠의 세계로의 탐험을 그리고 있다. 꿈을 제어할 수 있거나 꿈을 통해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리는 스펙터클한 꿈속의 모험 소설이다.

이 책은 1980년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과학 전문 기자 시절에 썼던 자각몽자에 관한 르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취재 당시 실제로 자각몽을 경험하기도 한 베르베르는 2014년 시작된 불면증을 계기로 소설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잠에 대한 그간의 연구 성과 및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된 바 있는 벤조디아제핀과 졸피뎀 등 비대해진 수면제 산업이나 의료계, 언론계, 관광산업 등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풍자와 함께 말이다.박영문 기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336쪽/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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