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조종사 이야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직업종류는 대략 1만 2000여 종으로 추산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직업군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거라는 분석이 있지만 여전히 비행기 조종사는 청소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며, 미래에도 각광받을 수 있는 직업 중의 하나다.

이 책은 13년간 전투기 조종사, 13년간 여객기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1만 800시간의 비행시간을 기록한 베테랑 조종사인 저자가 남긴 경험 및 지식, 노하우를 다루고 있다.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는 청소년 및 일반인, 예비조종사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41년 간 하늘과 관련된 부서에서 일했고, 26년간 일선 조종사 생활을 했다. 그가 퇴직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조종사에 대해 관심이 높은 예비 조종사들과 청소년들을 위해서다. 저자는 어린 시절 포항 해수욕장 상공을 낮게 비행하는 F-86 전투기를 보고 조종사의 꿈을 키웠고,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전투비행대대 생활을 했으며, 미 공군대학을 수료하고 프랑스 참모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공군대령으로 예편해 여객기 조종사로 13년 간 비행했다. 퇴직 후에는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점(點)을 찍다시피 지구를 한 바퀴 반 이상 돌았다.

이 책에는 전직 조종사로서의 경험이외에도 비행 관련 기본 지식과 원칙, 교훈이 담겨있다.

실제로 조종사는 과학기술의 총체인 항공기를 조종하기 위해 10 종류의 비행관련 학문 즉, 항공기를 다루기 위한 비행규정 및 절차, 비행교범, 항공역학, 항법, 항공생리학, 항공기상 등에 대해 반복교육을 통해 익혀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론적인 공부 이외에도 조종사 자신의 꾸준한 노력과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종사에게 필요한 것은 섬세하고 치밀한 조종술과 상황에 따른 과감하고 단호한 결정력이기 때문이다.

총 5장의 목차로 나누어진 이 책은 하늘과 우주, 비행기의 명칭과 기본원리, 비행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들, 조종사라는 직업의 특성, 저자가 체험한 조종사 생활에 대한 일화 등을 구체적이면서도 간결한 문체로 독자들이 흥미를 유발시킨다. 이호창 기자

정용진 지음/ 가이아의 어깨/ 240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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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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