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惡材)는 경제용어로 증권 거래소에서 시세 하락의 원인이 되는 조건을 일컫는다.

악재에는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 증권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악재와 대주주 또는 기관투자가의 대량매도 등 내적 악재로 구분된다.

악재가 이처럼 증권 시장 등 경제 분야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 외교, 종교, 문화, 스포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이나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때 널리 쓰인다.

최근 들어서는 악재가 환경부문에서 자주 목격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가 극성을 부린데 이어 봄부터 초여름인 지금까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며 악재의 연속이다.

현재 충남 지역 곳곳의 저수지는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충남 서북부 주 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논의 물 마름 면적과 밭작물 시들음 면적 역시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난데없는 우박의 출현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여름 AI가 전국적으로 확산양산을 보이며 지난겨울의 공포가 되살아난 느낌마저 든다.

농가와 관계당국뿐만 아니라 서민까지 시름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가뭄은 벼농사뿐만 아니라 농업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낳고 있고, 우박피해는 과수농가, AI 공포는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비상대책반을 꾸려 행정력을 총 동원하고 있지만 연이은 악재에 힘에 겨운 모습이다.

서민들은 당장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AI여파로 한번 오른 계란과 닭고기 값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군산발(發) AI까지 겹쳐 소비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때 이른 더위에 가뭄까지 겹쳐 농산물 값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이은 악재에 너나 할 것 없이 휘청 이는 모양새다.

경기불황 등 장기화된 악재까지 더하면 견디기 버거울 정도다.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드러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연이은 악재에 고개만 떨굴 것이 아니라 악재를 딛고 일어설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그러다보면 호재(好材)도 반드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맹태훈 충남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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