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판소리 동아리

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의 연습 모습.
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의 연습 모습.
매주 수요일. 직장인들에게는 한 주 중 피로도가 최고점으로 치닫는 시기지만 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가장 신나는 날이다. 일과를 끝내고 두서넛씩 모여 탄방동 판소리 교습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동아리 총무 김회경씨는 `한(?)`을 토해놓을 수 있는 시간이라며 활짝 웃었다.

"세정과에서 일하는데 업무상 매일매일 숫자와 씨름을 해야 해요. 소리를 하고 있으면 몸 안에 있는 꽉 막힌 무언가를 쏟아내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친구같이 편한 동아리 분위기도 매주 발걸음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대전시청에는 오래 전 우리 소리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한동안 활동이 저조하다 동아리 자체가 없어졌다가 2014년 7명의 소리 애호가들이 의기투합해 다시 만들어졌다.

2012년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 지도위원 김미숙 명창이 스승이다. 2015년에는 기본기를 익히고 2016년부터는 제법 비슷하게 소리를 내게 됐다고 한다. 판소리에 입문하면 춘향가 중 `사랑가`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곡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소리가 깊어지면 춘향가 `쑥대머리`나 흥보가 `돈타령`, 심청가 `심봉사 황성가는 길` 등 중급과정에 들어간다.

`거~ 뉘~~가 날 찾나, 거 누구가 날 찾어. 날 찾으리가 없것~마는 거 누구가 날 찾어. 남원 사십 팔방 중의 나의 소문을 못들었나. 칠십당년 늙은 년이 무남독~녀 외딸 하나를 옥중에다가 넣어두고 명재경각 되어있어. 정신없이 늙은 나를 무엇 허려고 찾어와.`

김회경씨가 가장 좋아한다는 춘향가 중 이몽룡이 급제 후 다시 남원에 가 춘향모를 만나는 `어사상봉` 대목. 한 소절 청해보자 부족한 게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

"무대에 오를 땐 최고의 기분이지만 완창은 꿈이죠. 매일같이 혼신을 다해도 목이 트일까 말까인데 일주일에 한 번 연습을 하다보니 성장이 더디고 어려워요. 그저 좋아하는 몇 대목이 흉내 내는 게 다지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어요."

동아리 회원들은 우리 소리의 멋과 즐거움을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2015년부터 여름마다 `우리가락 우리마당` 토요상설공연 무대에 서고 공감누리같은 시청 행사에서 식전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열정만큼은 충청 출신 중고제의 대가 이동백 명창이다. 앞으로 실력을 키워 복지시설 공연 등 국악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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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의 연습 모습.
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의 연습 모습.
대전시청 판소리 동아리 회원들의 연습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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