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스페인

유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니 치명적인 매혹으로 다가오는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다. 화려한 건축 예술과 흥미진진한 역사, 플라멩코와 투우에서 느낄 수 있는 열정 가득한 문화, 예술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페인은 유럽에서도 광장과 노천카페가 가장 많은 나라여서 대도시를 여행하든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을 여행하든, 밤늦도록 모여 웃고 떠들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저자들이 스페인을 선택한 이유는 스페인 사람들의 `열정`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특별한 날보다는 평범한 날이 더 많은 일상을 살다 수년 전 다녀온 스페인 사진을 발견하고 뜨거운 심장으로 열정을 불태우는 스페인으로 뛰어들고 싶어졌던 것이다. 두 작가는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해 꼼꼼하게 공부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스페인을 깊게 들여다보며 흥미로운 여정을 펼친다.

이 책에는 건축의 신 가우디를 따라가는 바르셀로나, 역사와 예술의 도시 마드리드, `백설공주 성`으로 유명한 중세 도시 세고비아, 길을 잃는 게 오히려 즐거운 톨레도, 돈키호테의 무대 콘수에그라, 오페라의 도시 세비야,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론다, 달리의 흔적이 가득한 바닷가 마을 카다케스 등 스페인의 다양한 매력을 품은 12개 도시가 등장한다.

열정과 낭만에 반한 스페인 여행은 저자들에게 작은 `반전`을 선물하기도 한다. 여행에서 돌아와 기억에 남는 건 가우디의 건축물도, 론다의 웅장한 절벽도, 톨레도의 미로도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진하게 떠오른 건 `씨에스타(낮잠 시간)`를 즐기며 `쉼`을 누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일상이었다. 저자들은 이제 스스로도 일상에 쉼표를 찍으며 살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한때 스페인에서 느낀 열정이 그리워 찾아갔는데 돌아올 때는 그들의 여유를 들고 온 셈이다. 이 책은 독자들의 가슴에 `스페인` 세글자를 새기기에 충분한 300컷 이상의 사진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담겨있다.

이호창 기자

최미선 글/ 신석교 사진/ 북로그컴퍼니/ 324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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