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급등했지만 실제소비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최악의 미세먼지로 관련 가전제품의 매출이 상승하고, 일부 의류 품목 등에서 매출이 소폭 신장하기는 했으나 전체 매출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다.

29일 대전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0일부터 최근까지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보합세를 띠고 있다. 갤러리아타임월드점의 경우 약 2% 신장했고, 이마트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미세먼지로 건강을 염려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 구입을 대폭 늘려, 매출이 약신장하거나 보합세를 이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CCSI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5월 CCSI는 106.9로 전월 95.8보다 11.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와 실제소비와의 간극은 조사 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를 기준으로 6개월 전이나 후, 1년 후의의 상황을 가정해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소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기대감이 큰 만큼 "앞으로의 상황은 그동안의 여건보다 나아지겠지"라는 심리가 반영돼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기대감이 현실 소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실과 직면한 과제들의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경제는 1360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문제와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는 생활물가 등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턱이 높은 제1금융권 대신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고, 생계형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은 지난 2012년 354조 5936억 원에서 지난해 520조 1420억 원으로 급등했다. 또 고병원성인플루엔자 여파로 닭고기와 계란값의 상승행진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면, 주류, 식료품 등의 물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대전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소비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현재의 여건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소비를 가정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하고,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비수기에 접어든 유통업계도 소비심리가 어떻게 변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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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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