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는 외국 사람이 써놓은 글을 한국어로 옮기는 사람으로 국제화시대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어떻게 번역하는 것이 올바른 번역이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말과 글 속에는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단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단어와 단어로 이루어지는 문장은 단어를 넘어서 전달하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한 편의 글은 문장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그리기 때문에 글자가 가지는 의미를 떠나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글은 읽는 사람의 지식이나 경험 또는 문화적 수준에 따라 메시지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데 외국어일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외국의 문화를 모르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번역한다는 것은 비록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번역의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완벽한 번역이라는 것은 사실 어려우며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의 번역도 어려운 이유이다. 이는 과학이 발달한 미래에도 번역가라는 직업이 계속 필요한 이유라 하겠다. 이처럼 완전한 번역이 어려운 이유는 사회문화마다 표현하는 개념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명태, 생태, 황태, 북어, 흑태, 동태 등 우리말로는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생선을 프랑스어로는 모두 merlan이라 한다. 좀 더 의미를 가깝게 번역하려면 설명하는 말을 붙여 말리지 않은 명태라던지 발효시킨 명태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발효시킨 명태를 본적이 없는 나라에서는 이 또한 문제가 된다. 일본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말 `오징어`는 일본어로 `수루메`와 `이까`로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번역가는 자신의 언어지식이나 문화적 지식 범위 내에서 이를 구분하여 전달할 수 있도록 다른 말을 첨가해야 한다. 번역이 번역가의 새로운 창작물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과학이나 의약학 분야에서는 문학처럼 창작적으로 번역할 수가 없다. 정확한 개념이나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데 해당하는 정확한 단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던지 소리를 자국어로 표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Vitamin을 비타민이라고 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Contents의 경우에는` 컨텐츠`라고 하기도 하고 `콘텐츠`라고 하기도 하는데 사람마다 듣는 소리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달리 표기한다. 그래서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국가에서 표기법을 정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 자막 번역과 같은 경우에는 배우가 말하는 속도와 관객이 자막을 읽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마디의 말을 내용의 흐름에 맞추어 줄이거나 늘여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영화의 내용과 흐름에 따라 장면 속의 배우가 하는 말과 전혀 다른 단어가 자막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장면의 상황, 즉 배우의 행동과 입놀림에 맞추어 글자 수를 정하고 그 단어 수로 내용의 흐름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찾아 번역해야 한다. 배우는 입을 다물고 있는데 계속 말하는 자막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가는 자신이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분야가 있으며 외국의 언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언어 이외의 문학, 영화, 정치, 경제 등등 해당 번역 분야에 대한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번역가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자격증제도는 없으며 대학의 외국어학과나 통번역대학원에서 준비를 할 수 있다. 주로 번역회사에 취직하여 일을 하며 인터넷이나 아는 사람을 통하여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한다. 문학작품부터 사업계획서, 전문서적, 연구논문, 기술설명서, 사무서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광고, 법률, 경제 등등 번역 대상에 제한은 없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번역가의 연봉은 약 3597만 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앞으로 사회적 수요가 더욱 늘어 날 것으로 본다. 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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