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을 덮치려는 것은 사자뿐만이 아니었다. 그놈과 함께 돌아다니던 서너 마리의 젊은 수컷들도 일제히 트럭에 덤벼들었다. 투쟁 본능이 집단화한 것이다.

억제하기 어려운 투쟁 본능을 갖고 있는 것은 야생짐승들뿐만이 아니다. 사람도 그 예외가 아니었다.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 트럭에 덤벼든 사자를 본 원주민 일꾼 두목 프레리가 놈의 대가리를 겨냥하여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그날 주인으로부터 총을 넘겨받아 손이 근질근질했었다. 대가리에 총탄이 명중된 사자는 코와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 뒹굴었다. 그리고 트럭으로 덤벼들던 다른 사자들도 고함과 비명을 지르면서 뒹굴었고 어떤 놈은 트럭에 치여 쓰러지기도 했다. 트럭에 타고 있던 원주민 경비원들이 일제히 창을 던졌기 때문이다.

총과 창이 뭣인지도 모르고 덮어 놓고 덤벼드는 그 젊은 사자들을 보고 바라데이가 분노했다. 놈들에게 인간들이 사용하는 그 무기들이 뭣인지를 똑똑히 알려주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다시는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었다.

트럭과 그 주변 풀밭에 온통 피가 뿌려져 피바다가 되었다.

바라데이가 쓰고 있던 모자가 사자의 앞발치기에 걸려 날아가버렸고 이마에서 피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자칫 큰일이 날 뻔했다.

바라데이가 명령을 내렸다.

"그만, 이젠 싸움을 중지해."

모자 대신 머리가 날아갈 위험이 있었다.

사자들도 혼이 난 것 같았다. 두 마리가 죽고 나머지 놈들도 상처를 입어 도망가고 있었다. 놈들도 이젠 사람 무서운 줄을 알게 될 것 같았다.

산림의 평화와 질서를 잡기 위해 나선 바라데이의 다음 상대는 하마들이었다. 놈들이 강에서 고기를 잡고 있던 원주민 어부들을 마구 살해하고 있었다.

하마는 겉보기에는 둔하고 멍청해보였으나 사실은 무서운 살육자들이었다. 놈들은 폭이 200m 깊이가 몇 십m쯤 되는 강과 그 주변 모래밭을 점령하고 있었으며 자기들의 생활터전을 위협하는 침입자를 덮어 놓고 공격하여 살해했다. 그 강에 상주하는 악어들까지 하마들의 공격을 받을 위험요소에 들어가고 있었다. 악어도 사나운 살육자들이었으나 그보다 더 한 살육자들인 하마와 싸우지 않으려고 했다.

악어는 전신에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었고 칼날 같은 이빨이 박혀 있는 기다란 아가리를 갖고 있었으나 몸무게가 5t이나 되는 탱크 같은 하마들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아가리로 하마의 발을 물기 전에 하마의 아가리에 목덜미나 허리를 물리면 반토막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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