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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회원국 정부 혁신 등 공공행정 역량 강화 박차"

2017-05-28기사 편집 2017-05-28 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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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오디세이] 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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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6년 만들어진 유엔거버넌스센터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국제기구이다. 처음으로 한국에 설치됐다는 차원을 넘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한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설립 이듬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탄생한 건 의미심장하다. 11년이 흐른 지금 이 기구는 2015년 채택된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국가 수준의 제도적 구성 및 전략,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이행하기 위한 유엔 회원국의 공공행정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사령탑이 행정자치부 차관을 지낸 충남 논산 출신의 정재근 원장이다. 정 원장은 "협력 분야와 협력 국가가 크게 확대된 만큼 회원국 정부혁신과 공무원 능력을 향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 유엔거버넌스센터가 어떤 기구인가?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인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별도의 기여금을 유엔에 기탁해 주도적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유엔 사무국 산하기구로는 최초로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다. UN 새천년개발목표와 같이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를 달성하려는 회원국들의 활동을 돕자는 취지다. 투명하고 효과적이며 민주적인 참여 거버넌스 역량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부개혁 사례와 경험의 상호 공유, 정부·시민사회·기업 간 공동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원장으로서 중점을 두는 분야는?

"아무래도 주된 역할은 전반적인 업무 관리와 감독이다. 다만, 공식적 법적 지위는 유엔기구이지만 현실에서는 다소 미묘한 위상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엔은 유엔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길 원하고, 한국 정부는 유엔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균형과 조정에 신경을 많이 쓴다."

-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유엔과 한국의 요구를 적절히 조화시켜 양쪽을 다 만족시켜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유엔이라는 유명 브랜드로 한국 정부의 성공사례를 포장시켜 세계 각국에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양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유엔과 한국 정부 간의 협력을 다져 나가고, 그 동안 다소 미흡했던 한국 국민, 특히 청소년과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국내 활동을 늘려 유엔에 대한 인식 제고를 도모할 계획이다."

- 폭넓은 공직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지방자치와 지방행정 경험은 직위를 수행하는데 아주 큰 강점이다. 유엔에서도 선발과정에서 이를 인정했다.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지방의 거버넌스 확립이기 때문이다. 중앙 차원의 변화와 지원도 지방의 혁신 없인 주민에게 효과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걸 유엔도 안다. 우리 기구가 중점을 둘 사항이 지방의 능력향상이다. 한국 지방정부와 개발도상국을 유엔의 사업으로 직접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 몇몇 시·도는 벌써 그들의 성공사례를 국제사회에 전파하고 싶다고 제안을 하고 있다."

- 차관 출신이 책임을 맡은 게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겠나?

"맞는 말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직함과 명예가 중요한데 전직이라도 명예롭게 대우하는 것 같다. 유엔본부에 출장을 간다거나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 높아진 위상을 느낀다는 게 직원들의 말이다. 이것은 곧 협상력으로 연결돼 일하는데 큰 힘이 된다."

- 더 큰 공공기관으로 갈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국제기구 일은) 늘 하고 싶었고 준비를 해왔다. 1983년 공무원 되고 가장 먼저 한 게 대전시 수습 사무관으로서 대전의 유성 학하리에서 진잠(현 대전 서구 관저동)까지 도로를 건설하는데 미흡하게나마 참여한 일이었다. ADB(아시아개발은행) 원조 사업이었다. 선배공무원들 부탁으로 영어 설계도면을 번역했지. 공학사전 사서 며칠 밤새우다시피 했다. 그때부터 원조 받는 나라의 공무원에서 언젠가는 나도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 오랜 꿈을 이룬 셈인데.

"내치와 외치는 국정의 두 수레바퀴다. 그래서 과거 내무부 공무원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부지사를 해야 할 시기에는 주변의 만류에도 독일 공사 겸 총영사로 갔다. 이런 지식과 경험의 축적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원장으로) 들어오기가 만만치 않더라. 내 경우 세계 각국에서 약 100명이 지원했다. 유엔의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엄격한 서류심사와 영어 인터뷰 등을 거쳤다(웃음)."

- 행정 한류 전파를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대한민국의 공공행정혁신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유엔거버넌스센터는 개발도상국들 공무원들에게 지식 전파뿐 아니라 한국을 직접 방문해 행정 시설을 체험하고, 정책 담당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유엔본부에서 주최하는 공공행정상 시상식이나 포럼 등에 한국의 사례가 포함되도록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 대전시와 충남도 등 지방정부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나? 연계 발전 방안 이라든지….

"시·도 등 지방정부도 외교를 한다. 문화외교, 투자유치 활동 등이 사실상 외교 업무다. 시·도가 한국에 있는 유엔기구와 협조해야 시너지가 커진다.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위해 시·도에서 공무원을 파견받아 같이 일하는 방안을 행정자치부와 협의 중이다. 파견공무원은 훌륭한 국제업무 전문인력으로 양성되지 않겠나."

- 최근 기능 확대에 들어갔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한국 정부와 유엔경제사회처는 2030년 6월까지 사업기간을 연장했다. 특히 협력 분야가 전자정부를 넘어 정부혁신과 지역개발, 치안협력 등 모든 공공행정 분야로 확대됐고, 협력 국가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아프리카로 크게 늘어났다. 신규 연구와 각국 우수 사례의 수집과 공유, 온라인·오프라인 연수 프로그램 운영으로 회원국 정부혁신과 공무원 능력을 향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 인천시 송도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데 원장으로서 할 일이 더 많아지겠다.

"이전은 의미가 크다. 단순히 새로운 장소로 옮기는 게 아니다. 지방정부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발판이 마련됐다.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다른 유엔기구들과의 협력 또한 강화될 것이다. 송도 이전에 발맞춰 센터의 운영방식과 인력배치를 재편할 생각이다. 사업을 보다 총체적이고 혁신적이며 포괄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수행하겠다. 작지만 경쟁력 있는 유엔기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이다. 이제 한국에 있는 유엔기구들이 유엔거버넌스센터를 중심으로 모일 것이다."

- 국제기구 진출을 원하는 충청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언어능력, 그리고 다양한 국제경험에 대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소통과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자기분야의 달인·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상상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새 그 자리에 도달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고향에는 자주 가나?

"어머니께서 대전에 계셔서 한 달에 서너 차례 쯤…. 어머니와 주로 시간을 지낸다. 논산에는 아버지 산소와 재실이 있어 종종 들른다. 차관으로 있을 때 모교(대전고교)에서 특강을 하기로 했는데 국가적으로 긴급한 일이 있어 하지 못했다. 이제 약속을 지켜야 할텐데…."

- 충청인들에게 인사말을 해달라.

"충청의 충(忠)자는 가운데 중(中), 마음 심(心)이다. 충청은 나라가 어려우면 절의와 목숨으로 구국에 앞장선 선열의 본향이다. 언제나 충청의 후예로 부끄럽지 않게 내 마음의 중심을 잡고, 공직 생활 내내 흐트러지지 않고 사심 없이 일하려고 노력해왔다. 국제공무원으로서 엄격한 공직윤리를 요구 받는 자리에 있다. 끝까지 충청인의 자긍심으로 국가와 국제사회, 인류를 위해 봉사할 거다. 충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게 자랑스럽다."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화합·조합의 부드러운 리더십 세월호 수습 등 추진력도 겸비

정재근 원장은?



백팩 차림으로 새벽같이 출근하던 아저씨가 누구인지 아파트 주민 모두 몰랐을 정도로 꾸밈이 없는 인물이다. 1992년 내무부에 근무하면서부터 거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에서 25년째 살고 있다. 차관에 임명된 뒤 출근시간에 관용차가 아파트에 오는 것을 보고서야 주민들은 함께 청소하고 어울리던 인물이 고위공직자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후문이다.

직원과의 화합과 조화를 강조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다. 부처에서 같이 근무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2년 연속 선정될 만큼 신망이 두텁다. 그런가 하면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 유가족 지원을 위한 범부처 간 정책을 총괄하며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내 강력한 추진력과 강단을 인정받았다.

충남 논산이 고향으로 성장기를 대전에서 보냈다. 대전 자양초등학교와 대전북중, 대전고교를 거쳐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26회 행정고시에서 최연소(21세)로 합격했다. 서울대(행정학 석사)·미 미시간대(도시계획학 석사), 대전대(행정학 박사)에서 수학한 학구파다.

정 원장처럼 시·군부터 정부부처,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요직을 두루 경험한 정무직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정부 내 자치분권 전문가로 불렸다.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재임 때 이완구 도지사(전 국무총리)와 호흡을 맞춰 '도정 불패' 신화를 썼다. 중앙에서는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과장과 행정안전부 대변인, 지방재정세제국장, 안전행정부 기획조정실장, 지방행정실장 등을 섭렵했고, 주독일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로도 일했다. 내치와 외치를 모두 경험한 셈이다.

문학에도 조예가 깊어 계간 '한국문학시대'로 등단해 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인문학적 삶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수필로 동상을 받았다. 2016년 차관에서 물러난 뒤 1년간 30여 차례나 시·군 월례조회 등에 초청받아 공직가치 및 청렴과 관련한 특강을 했다. 능력과 경험, 인간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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