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어제 국내경제 상황 진단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달 발표했던 2.6%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소비 증가세는 여전히 미흡했지만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기개선 추세가 이어지면서 한은은 지난달 13일 올 경제성장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6%로 수정한 바 있다. 한 달도 안 돼 상향된 전망치를 또 넘어설 것이라고 하니 예측을 탓하기 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고 하겠다.

연초만 해도 올 경제성장률이 잘해야 2%대 초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국내 연구기관은 물론 해외 금융기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출여건이 좋아지지 않을 경우 1%대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최악의 관측까지 내놓은 곳이 있을 정도다.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국내외의 불확실성과 각종 악재가 반영된 탓이다. 기업들의 투자 감소, 소비위축,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통령 탄핵이후의 정국혼란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금리인상 등도 경제성장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단기적인 경제성장 전망은 밝다고 하지만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로선 국제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한미FTA 재협상 여부,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국제 원유가격·금리 등이 변수다. 여기에 1300조 원이 넘는 사상최대의 가계부채와 높은 실업률은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과는 아직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선 실물경제 전반으로 훈풍이 확산돼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경제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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