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꼭 재료 손질을 합니다. 이 손질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 또는 요리에 포함되면 안 되는 불량스러운 재료들을 선별하고 제거해 좋은 음식을 만들어 냅니다. 커피도 이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을 커피 로스팅에서는 결점두 선별 작업(Hand-pick)이라고 부릅니다. 고온 가열을 하는 로스팅의 특성상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로스터들도 있지만, 커피는 사람이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에 결점두 선별 작업은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 생두는 생산지에서 포장을 하면서 이물질이 혼입될 수 있고, 로스터에게 오기까지 오랜 보관시간을 거치게 되면서 과발효 또는 곰팡이 발생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결점두들은 가열을 통해서 문제가 제거될 수도 있지만, 곰팡이로 인한 곰팡이 독소인 오크라톡신 A(ochratoxin A)는 가열을 통해서도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결점두 선별 작업을 통해 곰팡이에 의한 피해가 있는 커피 생두들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 오크라톡신 A는 240℃ 이상의 고온에서도 몇 분간 활성을 하고, 인체 안에서는 발암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커피 생두의 결점두는 여러 이유에 따라 각기 다른 명칭을 가지며 그로 인해 발생되는 향미의 결점과 문제점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몇 가지의 결점두 중 꼭 제거를 해야 하는 세 가지를 말씀 드리면, 첫 번째는 생두 전체가 검게 변한 `Full Black Bean`입니다. 이 결점두는 미생물과 연관된 과발효로 인해 발생을 하며 향미 결점은 악취·곰팡내·시큼한 맛을 내며 오스크라톡신 A의 위험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부분적으로 검녹색 또는 검푸른색을 띠는 `Fungus Damage Bean`은 Aspergillus(누룩곰팡이), penicillium molds(페니실륨 곰팡이)로 인해 유발되며, 흙 맛과 발효된 맛과 같은 향미결점을 띱니다. 역시 오크라톡신 A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세 번째 `Insect Damage Bean`은 해충에 의해 피해를 입어 생두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 주변에 푸른빛 또는 검푸른 빛, 검은색을 띠는 결점두로 쓴맛과 시큼한 맛, 곰팡이 냄새를 낼 수 있으며, 이 결점두 또한 오크라톡신 A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결점두는 커피의 향미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꼭 결점두 선별 작업을 통해 제거해야 합니다. 문상윤 대전보건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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