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찬 천안공업고 교사가 24일 천안공고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이덕찬 천안공업고 교사가 24일 천안공고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 학생 탈선 방지위해 매일 학교 주변 돌며 야간 순찰, 생활지도만 13년째 담당

- 학업 중도 포기 막고자 밴드동아리 만들기도… 천안공고가 모교, "학생들은 제자이자 후배"

"학생들에게 얼마나 다가서느냐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입니다."

천안공업고에 재직 중인 이덕찬 교사(58·사진)는 매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교문을 나선다. 학생들의 탈선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학교 인근은 물론 신부동 먹자골목, 천안터미널 근처까지 직접 순찰을 나선다. 그가 `천안공고 보안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교사는 "밤이 되면 학교 주변에 음침한 골목이 많아 지난 2004년 학생지도부에 몸을 담은 이후, 학생들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순찰을 나서게 됐다"며 "학교 인근 뿐만 아니라 신부동 일대에서도 학생들의 탈선이 생겨나면서 점차 반경을 넓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의 자발적인 `암행순찰`은 올해로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천안공고 동문이기도 한 이 교사는 학생들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동문선배로 학생들의 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직접 학생지도부에 자원했다. 학생들의 선배이자 스승인 셈이다. 제자의 자녀를 제자로 가르친 경우까지 있다.

이 교사의 엄격한 지도 안에는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숨겨져 있다. 6년 전, 학업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이 모인 밴드동아리를 도맡아 각종 대회에 출전, 수상을 이끌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지역내 각종 행사에서 공연까지 올렸다. 천안공고의 `천상밴드`라면 천안지역 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 교사는 "밴드에 소속된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이어서 중도탈락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학생들의 학업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밴드부에 소속돼 있다는 자긍심을 불어 넣었고 이를 계기로 선·후배 간 내리사랑이 이어지면서 지역에서 유명한 학생밴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과의 소통`을 교육관으로 꼽았다. 학생들과 마주치고 다가설수록 학생 스스로를 깨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암행수찰 또한 교편을 잡고 있는 동안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선생님과 마주치면 스스로 옷매무새를 다듬거나 인사를 한다. 학생들과의 잦은 소통은 곧 교육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특성화고는 졸업 후 바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교육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훌륭한 제자, 후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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