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공주보(洑) 수문 상시개방을 둘러싸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공주보 수문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洑) 상시개방 지시에 따른 것이다. 4대강에 있는 16개 보 가운데 여름철 녹조발생 우려가 심한 공주보 등 6개 보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개방토록 했다. 백제보 등 나머지에 대해서도 개방 수준이나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와 환경단체 등은 생태계와 수질개선을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에선 용수공급에 차질이 발생할까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4대강 16개 보를 연중 방류할 경우 수위가 현재 보다 1-3m정도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있다. 당연히 용수공급에도 지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특히 봄 가뭄이 유난히 심해 오래전부터 금강 물을 가뭄 해소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는 충남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공주보의 경우 수문을 개방해도 당장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재 공정률이 73%나 되는 금강(공주)-예당저수지(예산) 도수로가 완공될 경우 물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하류에 위치한 백제보까지 개방할 경우 충남서북부 지역은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지역엔 금강(부여)-보령댐을 잇는 도수로 개통으로 하루 최대 11만5000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또한 금강의 수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면 공급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4대강 6개 보 수문 개방을 지시하면서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라는 단서를 달았다. 기존에 해오던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공주보와 백제보로 인해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 악화현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금강수계는 낙동강 등에 비해 수질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수문 상시개방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금강이 해왔던 용수공급기능은 살려야 한다. 충청의 젖줄이 썩어서도 안 되지만 치수의 기능마저 상실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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