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 2장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꽃이 아름답고 열매도 많이 맺는다`는 말이 있다.

즉 기초가 튼튼해야 모든 일에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 행정도 예외는 아니다. 자치단체에서 시민 안전 및 행복 증진을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시책도 결국 기초가 튼튼해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주민생활에 가장 밀접하고 기초가 되는 폐기물처리시설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적시하고자 한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는 법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안정적인 쓰레기 처리를 통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자치단체의 기본 책무인 것이다.

서산시는 기존 처리시설인 매립시설의 잔여용량이 1년여가량으로 이미 한계에 도달한지 오래다. 궁여지책으로 2013년부터 매일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연간 40여억 원을 들여 당진·천안·평택·전주 등 전국 민간 소각업체 5개사에 위탁처리하고 있다.

이는 한시적 방법이지 장기적 대책은 될 수 없다. 민간업체는 기기고장 등 각종 불안 요소가 잠재되어 있고 또한, 매해 과도한 조건을 요구할 경우 정상적인 처리에 어려움이 있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현재 여건 하에 갑자기 위탁업체에서 처리를 거부한다면 심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 예로 최근 언론에 이탈리아 수도인 로마에서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었다. 세계적 관광지인 로마는 쓰레기 처리의 장기적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여 거리가 온통 쓰레기로 넘쳐났다

결국 임시방편으로 1000㎞ 떨어진 오스트리아까지 기차로 운반해 한해 7만t가량 위탁처리하고 있다. 기본적인 쓰레기 처리의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세계적으로 쓰레기처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가까운 일본을 포함하여 다수의 EU 선진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폐기물 매립률을 낮추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는 국가 정책적으로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처리하되 소각 시 발생된 열을 재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토록 권장하고 있다.

서산시는 백년지대계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자 하루 200t 규모의 자원회수(소각)시설 설치를 2012년부터 추진, 지난 12일 입지선정위원회에서 4개 후보지 중 최적 후보지로 서산 양대동(827·828번지)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일부에선 아직도 혐오시설로 인식하거나, 건강에 해가 되진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반대하는 주민이 있다.

현재 아산시를 비롯하여 전국 최신 소각시설 주변에는 생태공원, 박물관, 체육시설, 놀이시설 등이 설치되어 복합 문화센터로 탈바꿈하여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소각시설 186개소가 안전하게 운영 중에 있는 만큼 이미 수십 년간 검증되고 상용화돼 안심해도 된다.

소각시설은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국내 서울 및 대도시에서는 이미 혐오시설이 아닌 자원회수시설로 인식하여 지근거리에서 일상생활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소각시설이 문제가 된다면 서울 강남·목동 등 수백만 시민이 수십 년간 가만히 보고만 있었겠는가?

이는 서울에 사는 수백만 시민이 환경에 무지하거나 건강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소각시설이 발생하는 물질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긴 결과라고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서울자원회수시설 사이트(http://rrf.seoul.go.kr)에서 확인한 결과 2017년 서울 강남자원회수시설의 다이옥신 측정 결과가 놀랍게도 `0`이었다는 것은 그 추론에 대한 강력한 방증일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적 관광지인 로마가 한순간 쓰레기 도시로 전락한 예는 쓰레기 처리의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도시발전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초를 세우는 서산시 자원회수시설 설치는 우리 세대의 책무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인 만큼 남은 절차도 주민과 소통하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이수영 서산시 시민생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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