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웨딩 세대 차이도 있지만 비용면에서 차이 없어 문제

올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모씨는 작은 결혼식(스몰 웨딩)을 준비하려다 포기했다. 이씨는 "수목원 같은 곳에서 예비 신랑과 둘이 성혼선언문을 읽는 스몰 웨딩을 꿈꿨었다"며 "양가 부모님이 서운해하셔 포기하고 일반 결혼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작은 결혼식이 예비부부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지만 부모님 반대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막상 실행에 옮기기에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작은 결혼식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각종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에서는 작은 결혼식 관련 후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가까운 지인만을 결혼식에 초대하고, 웨딩사진이나 드레스를 직접 준비하는 등 결혼식 규모와 비용을 기존에 비해 줄이는 작은 결혼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

그러나 작은 결혼식을 꿈꿔도 실행이 쉽지 않다는 게 이미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의 목소리다. 결혼은 예비부부만의 행사가 아닌 가족행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씨는 "스몰 웨딩은 이것저것 직접 준비해야 하는 점도 힘들겠지만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렵다. 양가 부모님 중 한쪽만 반대해도 추진이 어렵다"며 "축의금 문제도 있고 밖에 보여주는 사회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식장 비용보다 그다지 비용을 아낄 수 없다는 점도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이씨는 "스몰 웨딩 비용을 알아보긴 했는데 1인 당 음식 가격대가 예상보다 비싸 하객을 적게 부르면 축의금으로는 충당이 안될 것 같았다"며 "스몰 웨딩인데 오히려 돈이 더 들더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예식장은 여전히 인기다. 대전 지역 한 예식장의 오는 27일 예약 리스트는 메인 타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정이 빈틈없이 빼곡하다. 결혼 시즌이라 나머지 시간대도 대부분 예약이 꽉 차 있다.

과거 가부장적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어 한국식 예식장 결혼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대학 교수는 "과거 가부장적 문화인 공동체적 문화가 최근 개인화로 변하면서 스몰 웨딩이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부모와 자식 간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며 "사회적으로 가부장적 요소가 약화됐지만, 결혼은 가족 행사라는 부모들의 인식이 아직 강해 젊은이들의 스몰 웨딩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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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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