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출신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문재인 정부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됐다. 김 총장 발탁은 어제 발표된 내각 인선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수긍하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지만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주머니 속 송곳을 뜻하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처럼 재능과 성실성이 돋보이는 사람은 빛을 보낸 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패스한 김 총장 업무 능력은 그의 공직경력이 대변한다. 청와대 경제비서관, 재정부 예산실장 및 제2 차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한 인물이 김 총장이다. 문 대통령은 그를 가리켜 "경제계, 학계, 정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유능한 경제전문가인만큼 위기의 한국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총장은 문 대통령의 이런 기대에 부응할 적임자로 손색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 총장 하면 또 `고졸신화` 이미지가 오버랩 된다. 엘리트들이 즐비한 경제부처에서 김 총장은 상고 출신으로는 드물게 행시를 거쳐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정무적 감각, 정책기획력 면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면서 주요 보직을 섭렵해왔다. 소위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들을 지칭하는 `아웃라이어들(outliers)`을 꼽을 때 김 총장이 빠지지 않는 것도 그의 개인사와 공적 자질이 결합된 이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총장은 박근혜 정부 2년차인 지난 2014년 7월 국무조정실장을 끝으로 일신상의 사정이 생겨 공직을 떠났다. 그의 결정을 두고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민들의 안타까운 시선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그때 그는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한해 전 아들을 잃은 사실이 밝혀졌고 부인 건강까지 안 좋아지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 자진하차를 결정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제 그는 3년만에 새 정부 경제사령탑 자리로 화려한 컴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대가 청계천 판자촌 소년가장을 나라의 경제수장으로 소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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