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동물원에 수용한 고릴라의 못된 버릇을 고칠 일을 맡은 가르토는 그 고릴라의 우리 옆에 천막을 쳐놓고 북과 징들을 갖고있는 사람을 잠입시켜놓았다.

그리고 그 우리 앞에 사람이 접근했을 때 고릴라가 또 고함을 지르면서 가슴을 치고 철판문에 부딪치는 등의 소란을 일으키자 천막 안에 잠입시켜둔 사람들을 시켜 징을 치고 나팔을 부는 등 그보다 더 큰 소란을 일으키게 했다.

그러자 그 요란한 소리를 듣고 고릴라가 크게 놀랐다. 기겁을 한 고릴라는 우리 천정으로 뛰어올라 매달리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 고릴라는 그런 일이 서너번 되풀이되자 그만 사람을 보면 발작을 하는 일을 하지않게 되었다. 발작을 하다가는 더 큰 소리가 울려 퍼지기 때문에 자기의 발작을 하지않았다.

마드리드양이 고릴라의 못된 버릇을 고친 것을 본 동물원원장은 또 다른 일을 상의해왔다. 이번에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리치동물원에는 설표의 암수가 한쌍 있었는데 그건 동물원의 자랑이었다.

사실 티베트등 높이가 3000m이상 이나 되는 고산에서 사는 설표는 그 까다로운 생태환경 때문에 세계각국의 동물원에서는 그들을 사육하는 동물원이 드물었다. 그래서 리치동물원에서는 그들을 특별하게 사육하면서 번식까지 시키려고 기도하고 있었다.

몇 달전부터 그들 설표의 암컷이 발정이 되자 사육사들은 수컷과 교미를 시켜 새끼를 낳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암컷이 수컷의 공격을 받아 목덜미에 길이가 5㎝나 되는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동물원 원장은 마드리드양에게 그 암컷을 치료해주고 설표가 새끼를 낳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것도 또 실현시키기가 아주 어려운 부탁이었으나 겁 없는 신참 수의사는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하기에는 우선 암컷의 상처를 치료해야 되겠고 그렇기 위해서는 암컷을 마취부터 시켜야만 했다. 설표는 몸길이가 1m쯤 되고 무게가 30㎏ 이나 되는 고양이종류의 동물이었다. 비교적 덩치가 작은 고양이종류였으나 그래도 육식을 하는 맹수였으며 마취를 하지않고는 치료를 할수 없었다. 마취를 시켜려면 적정량의 마취제를 사용해야 되는데 야생동물인 설표에게 얼마나 되는 마취제를 사용해야 된다는 규정도 없었고 사례도 없었다. 잘못하면 설표를 죽일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마드리드양은 또 모험을 했다. 설표만한 몸무게를 갖고있는 가축양에게 사용하는 양으로 설표를 마취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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