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 오전 5분여 간 전화 통화를 했다고 청와대 측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매우 잘 하고 계시다. 저도 앞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으며 문 대통령은 이에 “감사하다. 반 전 총장께서 도와주신다고 하니 매우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부연하면 반 전 총장이 당선축하 인사 차 전화를 넣은 셈이며 문 대통령도 기꺼운 마음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요약된다.

두 사람 간 통화시간은 짧았지만 사뭇 대수로운 장면이라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한 사람은 대통령 신분이고 다른 한 사람은 한국이 배출한 제 8대 유엔 사무총장직을 10년 역임했다. 그 둘이 이심전심으로 문재인 정부 혹은 민주당 정부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고 지혜와 경험을 공유한다면 이것도 하나의 사건이랄 수 있다. 통화 내용 그대로 반 전 총장은 나라와 국익을 위해 스스로 도울 일이 있으면 나서면 되고, 새 정부도 국제외교무대에서 축적된 반 전 총장의 경륜과 지식을 적시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반 전총장과 같은 인적 자산은 유통기한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당면 과제들을 풀어가는 데 반 전 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손을 내밀어야 하며, 반 전 총장은 자격과 지위에 구애받지 말고 나라와 국민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초기이지만 문 대통령의 특사외교가 한반도 주변 4강으로부터 후한 평가를 받는 동시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런 시기와 맞물려 미 하버드대 초빙교수로 있는 반 전 총장과 새 정부가 교감을 나누다 보면 분명 반 전 총장이 감당할 만한 미션이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사드 갈등이든 북핵 위협이든 누군가가 맥을 정확히 짚게 되면 그게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되는 법이다. 그동안 국내 정치권에서 갑론을박했지만 뭐 하나 진전된 게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때 문 대통령은 되도록 사람을 품어야 하고 반 전 총장과의 전화 교감은 그런 상징적인 메시지 효과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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