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혈관센터장.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혈관센터장.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심장마비 등으로 인해 생사를 넘나드는 위급한 상황을 겪었던 환자들이 건강과 함께 정상적인 삶을 되찾은 모습을 보면 의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레이싱 경기 등에서 `출발 신호`는 집중력을 높게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한순간에 많은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분출시키는 동기다. 건양대병원 개원 이후 17년 동안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배장호 심장혈관센터장은 18일 응급환자를 알리는 전화가 자신에게는 출발신호와도 같음을 강조했다.

그는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 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응급환자가 이송됐다는 전화를 받으면 곧바로 병원을 향해 급히 차를 몰기 시작한다. 도착 시간이 늦어질수록 환자의 목숨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 그러다 보니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 일도 흔하다.

그는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하지만 환자의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는 오로지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며 "다른 운전자들에게는 항상 미안하지만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을 환자를 생각하면 천천히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장 환자의 생사여부는 신속한 처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심장근육 괴사가 심화되는데 이는 향후 환자의 회복률이나 합병증 발생률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가 응급상황에서 병원 도착을 서두르게 된 데는, 신속한 처치 덕분에 살릴 수 있었던 환자에 대한 경험 때문이다.

그는 "몇 년 전 심장 관상동맥의 입구인 좌주간부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환자가 이송된 적이 있었다"며 "이 경우 사망률이 굉장히 높은데, 병원에 빨리 도착한 덕분에 제대로 된 처치가 가능했고 무사히 살릴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후 그 환자분이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오시면 제게 감사인사를 전하곤 하는데 건강을 되찾은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그런 경험을 계속 하다 보니 더더욱 병원 도착시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 성과에 대한 의욕으로 가득했던 그에게 있어서 최종 목표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이다.

배 교수는 "그동안 심장 질환과 관련된 시술에 있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만큼 어떤 환자든 치료 할 자신이 있다"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환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의사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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