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어

세상에서 가장 너른 바닷속에서/ 잔뼈가 굵어 성품도 좋지/ 누구도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리는구나/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물의 품안에서 자랐음에도/ 돌처럼 단단한 기상/ 나무랄 것 없이 장하구나…// 소금/ 너는 사랑의 진면목이다.

대전지역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월로 시인이 자신의 시집으로는 9번째, 수필집을 포함해 12번째 저서인 신앙시집 `함께 있어`를 발간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교회 장로의 직분을 맡아 교회와 지역사회에 봉사의 삶을 살아온 시인이 장로로 은퇴를 하면서 주변에 감사의 표시와 함께 자신의 신앙과 삶을 고백하는 시집이다.

윤 시인은 이번 신앙시집에 대해 `꼭 내고 싶었던 숙제 같은 시집`이라고 말한다. 시집을 통해 시인의 감수성으로 성서의 인물을 만나고 대화하며, 담백하고 따뜻한 언어로 바로 옆에 있는 듯 그들을 끄집어내 우리에게 보여준다.

`함께`라는 단어는 창세기에서부터 시편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기독교를 꿰뚫는 `약속의 정수`라 할 만하다. 윤 시인은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을 믿고 신앙 안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며 누구보다도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다.

고희에 접어들면서 얼마 전 자신의 문학을 정리하는 시선집 `밤의 정화`를 발간한 이후 곧바로 삶과 신앙을 정리하는 시집 `함께 있어`를 낸 것을 보면 시인 자신의 삶의 한 마디를 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교사, 시인, 장로, 아내이면서 어머니로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아온 윤 시인의 남은 시간은 또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키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박영문 기자

윤월로 지음/ 도서출판 문화의힘/ 127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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