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부 지역에 기록적인 가뭄이 지속되며 각 자치단체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4월 대전·세종·충남 기상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강수량은 58.8㎜로 평년 70.5㎜의 83%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6개월 간의 누적강수량 역시 197.2㎜에 불과해 평년 강수량 261.1㎜의 76% 수준이다.

이에 따라 충남 서북부 생활·공업 용수 공급을 전담하는 보령댐도 16일 기준 사상 최저치의 저수율인 11.4%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뭄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충남 서북부 전 지역에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은 분야는 농업이다. 각 지역은 영농철을 맞았음에도 하천이 메마르거나 저수지의 저수율이 턱없이 낮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서산시의 경우 저수지 대부분의 저수율이 절반 이하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인지면 지역 600㏊의 논에 물을 공급하는 풍전저수지는 저수율이 30%대에 그치며 곳곳에 바닥이 드러났다.

서산에만 평년 200㎜ 이상 내렸던 비가 올해는 60% 수준밖에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강수량이 평년 대비 36% 에 그친 천수만 A·B지역은 염해 피해로 벼의 초기 생육 부진 피해까지 우려된다.

벼가 자랄 수 있는 염도 한계인 0.3%를 훌쩍 넘는 0.36%의 농도를 기록한 탓이다.

밭작물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마늘 주산지인 서산 부석면은 수확기를 앞둔 마늘 생육이 더뎌졌고,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서산 음암·해미지역의 달래와 쪽파 작물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내기를 앞둔 서천군 서면 부사간척지의 330㏊의 논 역시 염도가 높아 생육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기준 농업용수 염류농도가 0.36%를 기록하며 벼 이앙 한계 염류농도 0.4%에 근접한 것이다.

서천군은 간척지 내 못자리 설치를 자제하도록 홍보하고 있으며, 조기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예비비 3억 원을 긴급 편성해 부사간척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예비 못자리를 진행시킬 방침이다.

공업분야의 경우 금강 도수로 가동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지만, 보령호의 저수율이 워낙 낮은 탓에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홍성군은 구항농공단지 입주 기업이 공장을 증설함에 따라 냉각수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개별기업은 지하수 관정 4개소를 통해 하루 평균 1000㎥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일반산단은 지하수와 상수도를 함께 사용토록 하고 있다.

또 입주기업들의 지속적인 용수 사용이 예상되는 만큼, 군은 10월까지 홍성 일반산단 주변의 담수호와 하천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도와 수자원공사는 장마철인 내달 21일까지는 용수를 정상적으로 공급할 예정이지만, 장마철 이후에도 가뭄이 지속된다면 감량공급을 검토할 전망이다.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심각단계에 돌입하면 용수를 20% 감량 공급하며, 각 자치단체가 자체 수원으로 용수를 공급토록 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자치단체별 민방위 급수시설을 활용하거나 병물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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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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