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으로 미용(스파)·휴식은 물론 식도락 자유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태국 방콕의 인기는 예나 지금이나 직장여성들을 중심으로 꽤 높은 편이다. 그런 와중에 중장년 남성들이 끼리끼리 태국 방콕 일대로 골프여행을 즐겨 떠나는 데 현지에서의 라운딩 경비가 저렴하면서도 맘껏 향락을 만끽할 수 있다는 심리가 그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엉겁결에 방콕 일대를 여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태국인들 거의 대부분(95%)이 227가지의 엄격한 계율을 중시하는 소승(테라바다) 불교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다 보니 여성들이 어떤 경우에도 승려와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 토속신앙인 샤머니즘과 인도에서 전래된 다신교인 힌두교의 영향을 크게 받아 일상생활 가운데 미신적 요소가 다분히 깃들어 있어 남의 집을 방문할 때 문지방 밟는 것도 금기시 한다.

방콕을 자유여행 하면서 시내 곳곳에 즐비한 편의점과 가게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와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만 주류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적지 않게 당황한다. 소승불교 국가다운 정책 중 하나라고 보면 되는데 태국에서는 포커·화투 등의 돈내기 도박 역시 엄격하게 규제한다. 일례로 관광산업을 무척 중시하는 태국인데도 전역에 카지노가 없다. 뿐만 아니라 과음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는 각종 정책을 구사하는데 연중 특정 공휴일에는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8월 12일 왕비탄신일, 12월 5일 국왕탄신일을 비롯해 선거 하루 전날과 당일, 불교 관련 기념일, 전 국왕들의 서거일 등의 공휴일에는 편의점은 물론 모든 음식점과 유흥업소에서의 술 판매가 금지된다. 중요한 국가 공휴일에는 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추슬러 국경일 본래의 뜻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법제화 돼 있다고나 할까.

아울러 태국 헌법(6조)에 "왕은 지존의 존재로 그 누구도 왕의 지위를 침해할 수 없으며 왕을 비난하거나 고소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로 국왕의 파워와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막강해 국왕 모욕죄는 어느 범죄보다 더욱 강력하게 가중 처벌된다.

방콕 자유여행 길에 도심을 활보하다가 급하게 볼 일을 봐야 하는 경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공중화장실이 보이지 않아 누구나 당황하고 마음고생을 한다. 이럴 때는 도심 도로 변에 즐비하게 들어선 수많은 호텔의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방콕 시내에 위치한 거의 대부분의 식당은 낮 시간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만 영업을 하고, 3시간 정도 직원들의 낮잠휴식을 위해 문을 닫았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영업을 위해 다시 문을 연다. 그래서 자칫 오후 2시 30분을 넘기면 점심을 굶는 수밖에 없다는 점도 유념하자.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성은 깔끔한 원피스와 캐주얼화, 남성은 긴 바지와 셔츠, 캐주얼화 등을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방콕 내 유명 관광명소 사원은 물론 고품격 유명 레스토랑에는 슬리퍼, 반바지, 민소매 티 차림으로 입장이 불허되기 때문이다. 이점을 고려해 여성은 수영복에 걸쳐 입는 랩 스커트를 챙겨가서 짧은 바지나 치마 위에다 살짝 걸치는 것도 요령이다.

언제부턴가 방콕 시내 거리를 싱가포르처럼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깨끗한 거리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태국 당국은 방콕 도심 곳곳에 쓰레기·휴지 무단 투기 단속초소를 설치하고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여행자들이 도심에서 무심코 담배꽁초, 휴지 등의 쓰레기를 버리다 걸리면 2000B(한국 기준 6만 원)의 과태료를 현장에서 납부해야 한다. 단속요원들은 다분히 태국인들보다는 외국인을 주로 타깃으로 삼아 집중 단속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신수근<자유여행 칼럼니스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