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초등부터 기초 탄탄 `한국사 공부법`

대입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 효과적인 `한국사 공부법`이 화제다. 역사 공부법은 많다. 책을 통한 공부도 좋고, 주말마다 자녀의 손을 잡고 유적지 탐방을 해도 좋다. 문제는 시간이다. 사실, 한국사는 학습량이 방대하고, 외워야 할 것이 수도 없이 많다. 학생이 흥미를 갖고,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마스터하기 힘들다. 검증된 교재와 학습지가 풍부한 국·영·수 주요과목과 달리 한국사는 모든 것이 낯설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교육 정보나 배경지식의 `부재`가 더해지면 각종 시행착오가 생긴다. 이럴 땐 `교과서`와 `인물` 중심의 통합 교육이 좋다. 학교 현장에서 역사 인물의 행위를 먼저 가르치고, 사건이나 시대적 배경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 역사 공부는 교과서에서 첫발을 내딛고, 인물로 심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범상 장원교육연구소 역사팀장은 "자녀의 나이가 어릴 수록 역사 학습에 흥미와 관심,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역사적 인물"이라며 "교육부의 통합 한국사 교육에서도 `인물` 중심의 교육을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으로 제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물 중심의 학습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초등학생들의 발달 특성에 따르면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이 잘 구현된 이야기를 되풀이해 읽고 싶어 한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인물의 감정과 생각에 쉽게 동화되기도 하고, 다음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결과를 궁금해한다.

◇1-2학년 : 인물과 관련한 옛이야기로 역사 학습에 흥미 부여

한국사는 초등학교에서 배우고 끝마치는 과목이 아니다. 중·고등학교를 거쳐 같은 내용을 심화 학습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필수 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한국사는 길고 긴 역사 공부의 시작인 셈이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은 한국사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펼쳐보면 서술의 중심에 역사 인물이 있다. 학교 현장에서 가르칠 때에도 역사 인물의 행위에 대한 이해를 먼저 가르치고, 그 다음 사건이나 시대적 배경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직 역사를 배우지 않는 초등 1, 2학년도 인물중심으로 역사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래동화나 신화, 설화 등으로 불리는 옛이야기를 충분히 들려주는 게 좋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의 출생 신화, 주몽의 고구려 건국 신화 등 옛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인물과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 속 역사 인물에 대해 친밀함을 느끼고 역사 학습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 것만으로 본격적인 역사 학습의 기초 체력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3-4학년 : 인물 학습을 기본으로 다양한 역사적 경험 쌓기

초등 3~4학년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역사 공부를 챙길 나이다. 초등 5학년부터 시작되는 학교 공부에 앞서 선행 학습을 쌓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때의 선행학습을 단순히 학교 공부를 미리 배워두는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 자칫 학습 부담감만 키우고 역사가 지루해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배경 지식도 쌓을 수 있고 오감으로 역사를 경험하게 해주는 체험 학습을 권한다. 유적지를 방문해 역사를 경험하고 상상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좀 더 효과적인 체험 학습을 위해서 유적지 방문에 앞서 유적지와 관련된 역사 동화나 역사 논픽션을 짧게 읽어주면 좋다. 의미 있는 체험 학습이 되고 앞으로 학교에서의 내신에도 보탬이 된다. 독서력이 뒷받침된다면 에피소드 중심의 역사책과 인물 중심의 이야기책을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중시하는 내러티브를 활용한 학습법도 도움이 된다. 인물 간의 대립적 개념 구조를 통해 상상으로 과거 사건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또한 인물 학습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친근감을 주기 때문에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역사 교육의 내용을 미리 학습할 수 있다. 또 마인드맵, 인포그래픽 등 이미지를 활용한 놀이형태로 장기기억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

김 팀장은 "아이들이 역사 인물을 다룬 이야기를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에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며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인물에서 사건으로, 사건에서 주제로 옮겨 붙는 것이 역사 학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5-6학년 : 흥미에서 지식으로…역사적 지식 촘촘히 연결해야

초등 고학년은 역사 공부에 있어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의 비중과 학습 요소의 비중이 점차 균형을 이루는 시기이다. 한국사가 학교 정규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는 만큼 학습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또한 중학교에 진학하면 이미 배운 내용에 심화 학습이 이어지기 때문에 초등 고학년 아이들은 인물 학습을 중심으로 공부하되, 인물이 겪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 살아간 시대적 배경과 같은 큰 그림들에 맞추어 탄탄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한다.

내용이 너무 방대해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나라별 전성기, 전쟁 등을 연결하면 시대상을 파악하기가 조금 더 수월해진다.

역사 과목이 일부 학교에서는 중학교 2학년 때 편성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6학년 1학기까지 배운 한국사 지식이 중학생이 되면 한줌도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초등 6학년 이후에는 통사(通史)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교재를 통해 학습 결손을 보충하고 배운 내용을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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